소녀

새로운선택 단편

이기홍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5min 55sec (E) World Premiere

SYNOPSIS

소녀와 남자만의 세계. 낯선 남자가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점점 붕괴되어 가는 소녀의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안과 밖을 잇는 문.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이기홍

이기홍

STAFF

연출 이기홍
제작 권명화
각본 이기홍
촬영 최승영
조명 유재선
편집 이기홍
음악 곽민호
미술 권준수
출연 최성은, 김범수

PROGRAM NOTE

어쩌면 소녀에게 현재의 상황은 재난과 다름없을 것이다. 아버지는 거실 한가운데에 쓰러진 채 잠들어 있고, 소녀 주변엔 먹다 남은 잔해와 쓰레기가 즐비하다. 루빅스 큐브만이 소녀가 현실에서 도피할 유일한 안식처다. 그때 “문을 열어 달라”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온다. 달콤한 말과 사탕으로 소녀를 꾀어내려는 그의 속내는 수상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리 깨워도 아버지는 도통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의지할 데 없는 소녀는 어떻게든 집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려는 남자를 피해 필사적으로 집에 몸을 숨긴다.
<소녀>는 안주의 공간이자 감옥으로 기능할 수 있는 집의 양면성을 적극적으로 인용한 작품이다. 덕분에 어떻게든 내부로 침범해 들어오려는 자와 틈을 틀어막고 방어하려는 자 사이의 긴장감이 15분의 러닝타임에 효율적으로 담겼다. 불확실한 존재에 대한 불안감을 묘사하는 데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소녀의 시선을 통해 남자를 악으로 형상화하며, 그에 대한 소녀의 공포심을 공감각적으로 연출한다. 달려드는 발걸음 소리 외에도 침묵과 효과음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눈빛과 표정만으로 소녀의 불안감을 표출하는 최성은 배우의 연기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런 최성은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방증하듯, 영화는 클로즈업 신을 적극 사용하며 그 얼굴을 통해 극의 불안정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조현나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