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두고 벨 X

새로운선택 단편

이주영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0min (E)

SYNOPSIS

큰맘 먹고 중고로 구매한 전기자전거를 이끌고 여느 날처럼 배달에 나선 지호. 그러나 배달 실수가 일어나고, 어떻게든 사고를 수습해 보려고 하지만 한번 삐끗한 상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예기치 않은 힘든 하루를 보낸 지호의 퇴근길도 어쩐지 녹록지가 않다.

DIRECTING INTENTION

여성으로, 청년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결코 녹록지 않다. 열심히 하려고 하면 할수록 답답하게 꼬여 버렸던 어느 하루의 단면. 그 안에서 은근히 가해지는 폭력적인 시선들과 시스템의 모순, 하루에도 여러 번씩 드러나는 관계의 역전과 상황의 아이러니를 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2022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2022 제2회 금천패션영화제
2022 제5회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

DIRECTOR
이주영

이주영

STAFF

연출 이주영
제작 고경란
각본 이주영
촬영 구창모
조명 김종수
편집 박주희
음악 크러쉬
미술 이주영
출연 지우, 염혜란, 류경수

PROGRAM NOTE

무더운 여름, 공원 한복판에서 지호가 자전거 바퀴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그가 중고 자전거를 구매하는 이유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함이다. 구매 이유를 들은 판매자가 자신도 같은 일을 했었다며 짧게 담소를 이어 간다. 개인 자전거까지 구비하며 야심 차게 시작한 아르바이트지만, 배달 일이 생각보다 훨씬 녹록지 않다. 세대 호출이 불가능한 경우 건물에 들어가기조차 어렵고 설상가상으로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고객도 있다. 가까스로 출입에 성공했을지라도 호수를 착각해 음식을 잘못 놓고 오기도 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과 관계없이 예상치 못한 변수가 계속되면서 페달을 밟는 지호의 발걸음은 갈수록 조급해진다. 배우 이주영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문 앞에 두고 벨 X>는 지호의 고된 하루를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인상적인 건 그의 시선 변화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엔 음식 주문—문 앞 배달이라는 단출한 과정만이 익숙했을 터. 그런 지호가 배달원의 입장에 서면서 배달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와 주문자, 중개자의 입장을 고루 경험하게 된다. 요컨대 관객에게도 익숙한 풍경에 새로운 레이어가 덧대지고, 여러 상황이 하나의 과정으로 꿰어지며 이야기가 풍성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욕심내지 않고 간결하게, 필요한 만큼의 상황만 서술하는 것이 이 작품이 지닌 미덕이다. 지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카메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배우들의 반가운 얼굴 또한 만나 볼 수 있다.

조현나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