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크게 숨 쉬어

로컬시네마

김은영,황영 | 2022 | Fiction | Color | DCP | 39min

SYNOPSIS

윤이는 가족들 몰래 배우 오디션을 보기 위해 과수원에서 알바를 한다. 그동안 꿈꿔 왔던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논과 밭에서 일하며 틈틈이 연기 연습도 병행한다. 드디어 내일이면 오디션을 보게 된다. 우연히 동창 동구를 만나게 되고 둘은 같이 동구네 사과밭에서 대본 연습을 한다. 로맨스 대사라 그런지 동구가 조금 달리 보이는 것 같다. 윤이는 다음 날 아침 오디션을 위해 기차에 오른다.

DIRECTING INTENTION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잔뜩 낀 서울 하늘처럼, 세상은 청춘들에게 제대로 된 숨 쉴 틈조차 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시도와 도전도 어려워진 그들에게 산과 들, 과수원과 논에서 일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윤이를 보여 주고 싶었다.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에 비친 빛을 보는 것처럼 작은 기쁨을 느끼며 심호흡하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1회 스태비고OTT영화제 대상
2022 제6회 원주옥상영화제
2022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
2022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DIRECTOR
김은영

김은영

2013 고추가 사라졌다
2016 중고,폴
2020 평야의 댄서

황영

황영

2015 장롱면허
2017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2020 평야의 댄서

STAFF

연출 김은영, 황영
제작 황영, 윤진
각본 김은영
촬영 고현석
조명 고현석
편집 고현석, 김은영
음악 심상명
미술 옥진주
출연 이세령, 곽민규

PROGRAM NOTE

취업 전선을 탈주해 사과 수확을 돕던 윤이는 우연히 옛 친구 동구를 만난다. 배우의 꿈을 키우며 오디션을 앞두고 있는 윤이와 직장을 관두고 좋아하는 사과를 키우고 있는 동구. 둘은 경북 의성의 사과밭을 배경으로 지역 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취업준비생의 움츠러드는 마음, 척박한 직장 생활, 사투리에 대한 인식, 가부장적 악습 등. 자칫 무겁게만 보일 수 있는 아찔한 현실을 담대하게 감싸 안는 건, 널찍한 땅과 하늘, 서리와 폭우를 견딘 사과, 투박하게 윤이를 돕는 그녀들, 재치 있고 소박한 대화들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건, 끝까지 자신을 내려놓지 않는 윤이다. 눈을 감고 크게 숨을 쉬면서 전하는 마법 같은 말은 동구를, 윤이를, 관객을 차례로 다독인다. 과거와 현재를 경쾌하게 섞으며 상상과 현실을 태연하게 오가는 연출, 지역이 그대로 느껴지는 풍경, 인물 그 자체인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를 꼭 닮은 엔딩 음악을 듣게 된다. 그리고 아삭아삭한 소리와 달콤새콤한 맛을 내는, 사과 같은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최은정 / 서울독립영화제2022 로컬시네마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