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랑

장편 쇼케이스

이소현 | 2022 | Documentary | Color | DCP | 93min 3sec (K)

SYNOPSIS

중년 여성들이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고 극단을 만들었다. 그런데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연극을 그만둘 수가 없다.

DIRECTING INTENTION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다. 그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유가족들의 증언,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지 등등의 서사를 다뤄 왔다. 그런데 참사 주기에 맞춰서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면서 참사 피해자들을 더 타자화시키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호 참사 피해를 겪은 세월호 엄마들을 만났다. 뉴스와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다. 음식을 먹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나는 우리 엄마들을 좀 더 가까운 이웃으로, 욕망을 가진 주체로서 ‘참사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2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22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DIRECTOR
이소현

이소현

2015 할머니의 먼 집

STAFF

연출 이소현
제작 이보람
촬영 민준원, 이큰솔
편집 김형남, 구윤주, 이소현, 황다경
음악 권현정
출연 수인 엄마, 동수 엄마, 애진 엄마, 예진 엄마, 영만 엄마, 순범 엄마, 윤민 엄마, 김태현

PROGRAM NOTE

<장기자랑>은 2015년 결성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장기자랑> 공연 준비 과정과 공연 장면, 그리고 공연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진상 규명이나 피해자 중심의 서사 구축에 집중해 왔다면, 이 영화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바라보는 단일한 시선을 거부하고, 인물들 안팎의 충돌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영화에는 크게 세 가지의 갈등이 존재하는데, 극단에 참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겪는 인물들의 내적 갈등, 배역을 둘러싼 연기자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장기자랑> 공연을 아이들이 다녔던 단원고에서 진행하는 것을 둘러싼 갈등이 그것이다. 연기자들은 자기 아이가 죽었는데도 어떻게 공연을 할 수 있냐는 외부의 시선을 두려워하면서도 ‘그냥 나는 더 멋지게 살고 싶을 때도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비중이 적은 역할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피해자는 어떠해야 한다’, ‘애도는 어떠해야 한다’와 같은 사회적 규범들과 개인이 마주친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치유를 목적으로 시작된 연극 공연과는 달리, 영화는 관객에게 피해자 재현과 애도의 형식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