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언덕

장편 쇼케이스

이지은 | 2022 | Fiction | Color | DCP | 122min (E)

SYNOPSIS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하고, 예민한 열두 살 소녀 명은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과 가족에 대해 알아 가며 성장하는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다는 욕망.

FESTIVAL & AWARDS

2022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2022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2022 제10회 무주산골영화제 경쟁 창 나봄상(감독상), 무주관객상
2022 제4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심사위원상
2022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DIRECTOR
이지은

이지은

2016 I AM
2018 정리
2019 산타클로스

STAFF

연출 이지은
제작 박현석
각본 이지은
촬영 이주환
조명 김영신
편집 원창재(이음편집실)
음악 연리목
미술 조민주
출연 문승아, 장선, 임선우, 장재희, 강길우, 곽진무

PROGRAM NOTE

<비밀의 언덕>은 비밀과 거짓말에 관한 매력적인 영화다. 반장이 된 5학년 명은(문승아)은 포부도 남다르고 추진력까지 갖춘 똘똘하고 맹랑하며 당돌한 아이다. 선생님과 친구들 마음을 살 만한 일을 떠올려 곧장 실천으로 옮기며 어떻게 해야 사랑받는지를 잘 안다. 게다가 글짓기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다는데 처음 나간 대회에서 입상하며 인정받기까지 한다. 똑소리 나고 구김살 없어 보이는 명은이지만 알고 보면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바로 가족. 시장에서 젓갈 가게를 운영하며 악착같이 돈을 버는 부모가 부끄럽다. 어디 하나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되는 가족이 학교에 알려지는 일만큼은 어떻게든 막고 싶다. 가족을 숨기기 위해 시작된 명은의 거짓말이 점점 더 일을 키운다. 명은은 자신이 생각했을 때 그럴듯한 가족을 이야기의 형태로 만들어 내고 이 가짜 가족이 진짜임을 증명해 내고 싶다. 그러던 차 쌍둥이 자매가 전학을 오며 벌어지는 일련의 일은 명은의 거짓말을 크게 위협하고 글쓰기라는 창작 세계마저 시험에 빠뜨린다. <비밀의 언덕>은 픽션으로 논픽션의 세계를 능가하고 싶고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 아이의 욕망을 우화적 농담과 엉뚱한 전개로 밀어붙이고 가뿐히 돌파하는 발칙한 영화다. 자칫 개연성이 떨어질까 우려하며 주춤할 법한 설정을 명은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으로 넘어서 버린다. 성장담과 가족 서사 그 이상으로 여러 장르의 흔적을 읽어 보게 하는 이야기꾼의 재능이 엿보인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