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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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앙신야오 | 2017 | Fiction | B/W | DCP | 104 min (KN)

SYNOPSIS

연로한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차이푸는 낮에는 장례식장 악단에서 연주하고 밤에는 불상 공장 경비원으로 일한다. 한밤중에 경비실을 지키는 차이푸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재활용품 수집 일을 하는 친구 두차이가 모은 포르노 잡지를 훑어보는 것. 두 친구는 야식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며 따분한 일상을 버틴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이 고장 나는 바람에 인생이 완전히 뒤집힌다. 재미로 한번 사장의 블랙박스를 들여다봤다가,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보는 즐거움에 빠져들고, 결국에는 엄청난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그 결과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고, 주문 제작한 대불마저 이 혼돈 상황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중년 남자들의 성적 욕망을 다루는 듯하던 이야기는 신들의 존재와, 인간과 귀신의 대화로 확장된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라고? 어차피 인생이 한바탕 희극 아니던가?

DIRECTING INTENTION

나는 항상 대만 남부의 잊힌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 속에 그려지는 대만 사람들의 코믹한 모습은 우리 삶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느낀다. 우리 삶에는 웃을 일이 많다. 영화에서 그런 걸 보면 우린 크게 웃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그런 웃기는 일들이 실은 슬픔에서 비롯된 것 같다. 우리는 그걸 똑바로 직시해야만 삶을 계속 이어 갈 수 있다. 어쩔 수 없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한 가지 대처 방법일 것이다.

FESTIVAL & AWARDS

2017 금마장영화제 신인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음악상
2017 타이베이영화제 관객상
2017 홍콩아시아영화제 신인상
2017 싱가포르국제영화제
2017 토론토국제영화제 넷팩상
2017 밴쿠버국제영화제
2017 부산국제영화제
2017 도쿄국제영화제
2018 아시안필름어워즈
2018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2018 에든버러국제영화제

DIRECTOR
후앙신야오

후앙신야오

2000 Seaman
2002 Dog With Man
2005 Bluffing
2006 Taichung 9x9
2009 Nimbus
2010 Taivalu
2013 A-li 88
2015 Cloud Nation
2018 Contact Prints of Baileng Canal
2020 Classmates Minus
2022 A Silent Gaze

STAFF

연출 Director 후앙신야오 HUANG Hsin-yao
제작 Producers CHUNG Mong-hong, YEH Ju-feng
각본 Screenwriter HUANG Hsin-yao
촬영 Cinematographer CHUNG Mong-hong
편집 Editor LAI Hsiu-hsiung
음악 Music LIN Sheng-xiang
미술 Production Design LEE Ying-hsin, CHAO Shih-hao
출연 Cast Cres CHUANG, Bamboo CHEN, Leon DAI, CHANG Shao-huai, CHEN Yi-wen, Na Dow, TING Kuo-lin

PROGRAM NOTE

단편영화 <대불>이 영화제 등을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후앙신야오는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보다 먼저 유명해진 청몽홍 감독이 제작을 맡아 탄생한 작품이 <대불+>다. 즉, 단편의 장편 버전인 셈인데, 후앙신야오는 핸드폰 이름에 ‘+’가 붙는 걸 보고 이런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그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다음 작품 제목에는 ‘-’를 붙여 제로 상태를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그는 이런저런 내레이션을 빌려 자기 영화 안으로 들어가기를 즐기는 편이다. 그의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을 떠올리면 어떤 거리감이 느껴져야 마땅하지만, 거꾸로 그의 내레이션은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행위에 더 가깝다. 불상을 만드는 공장의 야간 경비원이 사장의 블랙박스를 훔쳐보다 벌어지는 이야기 자체는 사실 무시무시한 스릴러 장르에 해당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영화는 블랙코미디의 톤으로 전개되며, 그러한 톤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다름 아닌 인물들이다.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의 형편은 초라하기 짝이 없어서, 극 중 재력과 권력을 뽐내는 인간들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영화는 공장의 사장이 대표하는 상류층의 위선과 추악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편, 삶과 죽음의 거대한 순환 속에서 인간의 부질없는 몸부림을 응시하도록 만든다. 그러므로 영화가 바득바득 애쓰는 인간들보다 볼품없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편에 서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극의 후반, 주인공 중 한 명의 죽음을 바라보는 장면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건 그래서다. 음악에 맞춰 휘파람이 흘러나오고, 카메라는 왼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다 흰 천 가까이에서 멈춘다. 그 장면의 가치만으로도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