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5 새로운 선택 부문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2015의 새로운 선택 부문에는 15편의 단편영화와 6편의 장편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우리 주변의 삶과 동시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자기만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담아낸 흥미로운 21편의 영화들을 보면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작업을 하고 있는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현재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심사위원들은 신진작가들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본 섹션을 취지를 염두에 두면서 모든 작품들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의 주제를 깊이 있게 전달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4편의 작품을 1차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2편을 수상작으로 결정했고,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한 한 작품을 특별언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새로운시선상’의 수상작은 남순아 감독의 <아빠가 죽으면 나는 어떡하지?>입니다. 한 달에 70만원의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는 감독이 느낀 죄책감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발랄한 터치로 담아낸 이 단편 다큐멘터리는 감독 스스로 갖게된 문제의식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담아내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종종 느끼는 돈 문제로 인한 불안과 죄책감, 그리고 불평등이라는 부조리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성찰케 하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다음으로 새로운 선택 부문의 최고 작품인 ‘새로운선택상’의 수상작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유쾌하고 아련하게 담아낸 곽승민 감독의 <밸리 투나잇>입니다. 첫사랑의 기억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주제와 형식, 시나리오, 배우들의 연기 등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잘 버무려낸 곽승민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수작입니다. 특히 흔한 소재 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 수상작으로 선정하지 못했지만 사회적 가치 실현과 노동 현실의 상관관계를 마지막까지 뚝심있게 밀어붙인 한 작품을 특별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특별 언급할 작품은 바로 박소현 감독의 <야근 대신 뜨개질>입니다. 이 작품은 비록 영화의 제목과 형식이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고 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한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복잡하고 난처한 현실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노동의 본질적 의미와 한국 사회의 노동 문제를 함께 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심사위원들은 비록 수상하지 못했지만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개성있는 작품을 완성한 모든 신진 작가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고민과 상상력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5 새로운선택부문 심사위원 일동 (가나다순)
김종관(영화감독)
김지현(영화감독)
조지훈(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