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0 새로운선택 부문 단편 선정의 변


 

 

 

새로움과 낯섦은 영화에서 동의어로 통합니다. 더 정확히는 낯선 감각 혹은 새로운 경험이라고 해야겠죠. 새로운 선택 부문의 기준은 이 범주를 넘어서지 않지만, 가장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영역이어서 풍요로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 2020이 새로운 선택 부문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15편입니다. 이들 작품은 익숙하게 바라보던 세상에 새로운 시선과 태도를 갖다 대어 경험한 적 없는 낯선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20년 새로운 선택 부문의 경향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확장’입니다. <어떤 애와 다른 애 그리고 레이> <조지아> <아유데어>는 삶과 인간을 바라보는 기존의 영화적 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작품들입니다. 삶의 기반을 흔드는 극 중 인물의 경험을 다루면서도 이를 단순히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낙관하고 버티는 삶의 한 줄기 빛을 포착하는 창작자의 태도가 마음을 흔듭니다. 세상을 다시 보기 하는 사유의 확장으로 좀 더 나은 삶을 희망합니다.

 

‘레트로’는 지금 이 시대를 요약하는 중요한 현상입니다. 과거의 것이면 무조건 복고로 정의되는 레트로 낭비의 시대에 <신도시 키드> <재형이는 누구를 초대했는가?><달팽이>는 과거를 향해 걸으며 시선은 앞으로 향하는 감각의 묘미를 일깨웁니다. 과거형의 필터를 씌운 듯해도 현재형의 시선과 반응이 있고, 그럼으로써 단순한 복고를 넘어서는 레트로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름의 사랑>은 레트로라고 할 수 없어도 소녀와 소년들의 사랑에 대한 관심의 경험이 현재에는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유쾌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르는 생물과도 같아서 확장을 거듭합니다. 올해는 주목할 만한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ㆍ실험 영화가 많습니다. <수라>와 <아홉 살의 사루비아>는 어린 나이의 인물이 겪는 혼란한 경험을 일반적인 서사 진행에서 탈피하여 시와 오감을 동원해 묘사하여 기이한 세계로 확장합니다. <당신에 대하여><7011>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Ⅰ>는 다큐멘터리ㆍ실험 영화로 분류되지만, 각기 다른 주제와 시선과 표현으로 다양성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합니다.

 

<안나> <체류자> <남산>은 각각 인물과 관계와 공간에 관해 일반이 생각하지 못한 창작의 시선을 극 중에 반영합니다. 그럼으로써 산다는 것의 인식과 반응의 확장을 꾀합니다. 개인이 버티는 삶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뒤돌아도 다시 보게되는 인연의 끈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그대로인 장소에서 삶의 미스터리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사유하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입니다. 새로움과 낯섦으로 무장한 새로운 선택 부문의 15편의 작품으로 여러분이 확장하고 싶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서울독립영화제2020 프로그램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