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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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선 심사를 마치며…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역대 최다 편수인 773편이었습니다. 작년에 비해 90편 가까이 많아진 수치로 독립영화의 창작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 무언가 표현하려는 창작자들의 열정에 언제나처럼 경의를 표하며 예심에 임했습니다.

단편은 총 691편이 출품되었습니다. 4인의 예심위원들이 2개 조로 나누어 1차 예심을 하고, 각 조에서 추천한 100여 편의 작품을 최종 5인이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다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가 많았던 예년에 비해, 올해의 경향은 다소 밝은 영화들이 많았다는 점이 특징일 것입니다. 나아지지 않은 사회 환경에서도 자신과 주변의 문제에 비관적이지 않게 접근하려는 시도들이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소재별로 본다면 학비 문제로 고심하는 청년 세대의 문제, 고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 가족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 영화 촬영 현장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균열과 화해,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들, 사회 부조리에 나름의 시선으로 접근하려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그 속에서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작품들과 영화적 재미를 주는 작품들에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최종 선정된 39편의 작품에는 이미 다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적지 않았으나, 한 해를 정리 평가한다는 입장에서 작품 선정에 임했음을 밝힙니다.

장편은 총 82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3인의 예심위원이 모든 작품을 보고 2차에 걸친 종합 토론을 거쳐 총 10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3인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하고자 했습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가 7편이며, 극영화가 3편으로 다큐멘터리의 강세가 어느 해보다 두드러졌습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소재는 다양해지고, 주제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으며, 형식적인 면에서도 깊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도 그런 경향을 이 작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장편영화라고 하기엔 단조로운 이야기와 애매한 러닝타임, 불완전한 구성을 보인 작품이 많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7인의 예심위원은 주의 깊게 작품을 보고 무수한 토론을 거친 끝에 올해의 본선 상영작으로 총 49편의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이 작품들을 통해 2012년 독립영화의 주요 경향이 확인되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 독립영화가 되길 희망합니다. 이제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즐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 2012 예심위원 일동
김지현(영화감독, <요세미티와 나>
신은실(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 영화평론가)
이혁상(영화감독, <종로의 기적>)
장훈(영화감독 <불한당들>, <원 나잇 스탠드>)
정지연(영화평론가)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허욱(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 용인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