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2026.11.25 ⎯ 12.4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2026.11.25 ⎯ 12.4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자르고 붙이기Cut and paste

김효준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6min 38sec (E)KIM Hyojun | 2022 | Fiction | Color | DCP | 26min 38sec (E)

서울독립영화제2022 (제48회)
자르고 붙이기 스틸컷 1
자르고 붙이기 스틸컷 2
자르고 붙이기 스틸컷 3

SYNOPSIS

고시원 단칸방에 엄마와 둘이 사는 아들 정호는, 엄마가 자신 몰래 새로 만든 신용카드의 존재를 알게 돼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한다.

DIRECTING INTENTION

끈질기게 회피하던 우리 가족들의 책임 대부분을 엄마 혼자 짊어지고 있었다. 아직은 “내가 다 해결하겠다!”라며 속 편하게 장담은 못 해도, “나도 함께하겠다!” 정도는 분명히 얘기해야겠다 생각했다.

FESTIVALS & AWARDS

2022 제7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DIRECTOR

김효준

2018 이미 벌어진 일
2019 괜찮지 않다
2020 클라운

STAFF

연출
김효준
제작
한준희
각본
김효준
촬영
박경균
조명
양치환
편집
김효준
음악
이혜진
미술
이솔
출연
황재필, 신혜경, 장재희, 이상희

PROGRAM NOTE

영화의 첫 컷은 냉동 창고에서 담배 한 대를 급하게 다 피우는 정호의 모습이다. 담배 연기가 차가운 숨으로 금새 변해 버리는 온도지만 그에게는 비로소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자루를 들고 냉동 창고에서 나가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그가 퇴근 후 들어간 고시원 좁은 방에 누워 있는 사람은 어머니다. 어머니와 아들을 담은 6분여에 이르는 숏에서 아들은 어머니 옆에서 옷을 갈아입고 어머니를 위해 맥주 캔을 따 주고 맥주를 같이 마시다가 몰래 만든 신용카드를 내놓으라고 티격태격하다가 어머니가 내놓은 카드를 신용카드인 줄 알고 가위로 자르고 목욕 바구니를 들고 방안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이 숏의 긴장은 아버지 대신 가부장의 자리에 들어온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에 있다. 두 사람은 모자라기보다는 부부 같다. 아들인 정호에게 부인과 딸이 있다는 것은, 아들이 진짜 신용카드를 찾아 자르면서 어머니의 손을 같이 자르고 두 사람이 침묵 속에 피로 범벅 된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서야 드러난다. 아들은 남편으로서는 미약한 존재감을 갖고 있지만, 아버지를 대신한 자리는 어떻게든 지키려고 한다. 아들들은 아버지로 자라나야 하고 그들이 가부장으로서 짐을 져야 한다는 것 역시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머니-아들-손녀로 이어지는 혈연의 지속성 안에 며느리는 울타리 너머에 있다. 내러티브를 넘어서 이 영화가 붙잡고 있는 지점은, 개개인으로 존재할 여력과 시간이 없는, 무거운 짐을 진 아들과 그 무게를 얹는 어머니의 모습을 만들어 낸 우리 사회의 구조이다. 김효준 감독은 관계를 하나씩 열어 나가는 연출로 그 구조를 긴장 안에 붙잡는다. 황재필, 신혜경 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우리가 스스로를, 서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상을 해낼 수 있는지 묻는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

SYNOPSIS

Jung-ho, a son who lives with his mother in a single room in student accommodation, learns of the existence of a new credit card his mother made secretly. Now, he decides to take extraordinary measures.

DIRECTING INTENTION

My mother was responsible for most of the responsibilities of our family while we have been persistently avoiding it. Even if I can’t make her comfortable by saying, “I’ll solve everything!”, I thought I should make sure to say, “I’ll be with you!”

FESTIVALS & AWARDS

2022 The CMR

DIRECTOR

KIM Hyojun

2018 What happened already
2019 Alright
2020 Clown

STAFF

Director
KIM Hyojun
Producer
HAN Junhee
Screenwriter
KIM Hyojun
Cinematographer
PARK Kyungkun
Lighting
YANG Chihwan
Editor
KIM Hyojun
Music
LEE Hyejin
Art
Director LEE Sol
Cast
HWANG Jaefeel, SHIN Hyegyeong, JANG Jaehee, LEE Sanghee

PROGRAM NOTE

영화의 첫 컷은 냉동 창고에서 담배 한 대를 급하게 다 피우는 정호의 모습이다. 담배 연기가 차가운 숨으로 금새 변해 버리는 온도지만 그에게는 비로소 혼자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자루를 들고 냉동 창고에서 나가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그가 퇴근 후 들어간 고시원 좁은 방에 누워 있는 사람은 어머니다. 어머니와 아들을 담은 6분여에 이르는 숏에서 아들은 어머니 옆에서 옷을 갈아입고 어머니를 위해 맥주 캔을 따 주고 맥주를 같이 마시다가 몰래 만든 신용카드를 내놓으라고 티격태격하다가 어머니가 내놓은 카드를 신용카드인 줄 알고 가위로 자르고 목욕 바구니를 들고 방안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이 숏의 긴장은 아버지 대신 가부장의 자리에 들어온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에 있다. 두 사람은 모자라기보다는 부부 같다. 아들인 정호에게 부인과 딸이 있다는 것은, 아들이 진짜 신용카드를 찾아 자르면서 어머니의 손을 같이 자르고 두 사람이 침묵 속에 피로 범벅 된 서로의 손을 부여잡고서야 드러난다. 아들은 남편으로서는 미약한 존재감을 갖고 있지만, 아버지를 대신한 자리는 어떻게든 지키려고 한다. 아들들은 아버지로 자라나야 하고 그들이 가부장으로서 짐을 져야 한다는 것 역시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머니-아들-손녀로 이어지는 혈연의 지속성 안에 며느리는 울타리 너머에 있다. 내러티브를 넘어서 이 영화가 붙잡고 있는 지점은, 개개인으로 존재할 여력과 시간이 없는, 무거운 짐을 진 아들과 그 무게를 얹는 어머니의 모습을 만들어 낸 우리 사회의 구조이다. 김효준 감독은 관계를 하나씩 열어 나가는 연출로 그 구조를 긴장 안에 붙잡는다. 황재필, 신혜경 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우리가 스스로를, 서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상을 해낼 수 있는지 묻는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