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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새로운선택 장편
이소정 | 2024 | Documentary | Color | DCP | 83min (E)
TIME TABLE
11.29(금) | 12:00-13:22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G |
12.2(월) | 12:30-13:52 | CGV압구정(본관) 2관 | E, G |
12.4(수) | 14:40-16:02 | CGV압구정(본관) 3관 | E, G |
SYNOPSIS
어느 날 ‘그’가 ‘나’에게 필름을 보내왔다. 그는 나에게 오랜 기간 여행하며 찍은 이미지를 현상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나의 실수인가? 혹은 그의 실수인가? ‘나’는 그가 보내오는 이미지를 통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노이즈들을 발견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우연히 밤하늘을 찍은 이미지에서 별인지 노이즈인지 알 수 없는 하얀 점을 발견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별인가, 먼지인가, 노이즈인가? 영화는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여 ‘보는 행위’에 결부되어 있는 여러 층위의 행위와 장치들을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지 정체를 분명히 알 수 없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이미지의 안과 밖에 존재하는 노이즈를 발견한다. 카메라 옵스큐라와 같은 전통적 광학 매체를 거쳐 전파나 암흑 물질처럼 보이지 않는 신호들까지, 우리가 ‘볼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들은 이미지를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다종다양한 노이즈, 잡음, 소음, 진동으로 가득 차 있는지 드러낸다. ‘나'는 알 수 없는 노이즈를 추적해 가는 과정을 통하여 그동안 자신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분해 왔던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소정
2017 트러트스폴
2019 로맨틱 머신
2023 코랄 러브
STAFF
연출 이소정
제작 김일권
촬영 배꽃나래, 이소정
편집 이소정
PROGRAM NOTE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의 횡단 운동을 맨눈, 혹은 카메라로 포착할 때 미처 수급되지 않은 이미지의 잔상이 스크래치처럼 남는다. 그러한 노이즈를 스크린에 드리우며 시작하는 <모든 점>은 한 통의 필름에서 발견한 흔적을 따라 이동하지만, 정작 이 필름은 제대로 된 안내의 기능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이소정은 거기 뭔가 있으리란 직감을 따라 우리 안구가 통과하지 못한 어슴푸레하고 불분명한 이미지의 표면을 차근히 더듬어 간다. 노이즈 낀 이미지가 범람하는 이 영화는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으로 보조되고 있으면서도 ‘그’, ‘어떤’ ‘어디론가’와 같은 미확정적 표현을 섞어낸다. 보이지 않고, 무엇인지 알 수 없으며, 존재 여부 또한 명료하지 않은 것들로의 문을 열어 두려는 것이다. 카메라 옵스큐라, 밀폐된 어두운 방(극장), 광물의 기억, 최초의 이미지와 최초의 생물, 액체-고체-기체의 물질성 등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는 여정의 좌표 역시 언뜻 ‘발 닿는 대로’라는 말이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이소정의 숏과 숏이 연속성을 가지게 된 내막에는 느슨하거나 거친 태도가 아닌, 시공의 조건마저 뛰어넘는 강력한 연결에 대한 예민한 감지가 포함되어 있다. 필름에 남은 흔적으로서의 점에서 시작된 감독의 탐험이 세계의 연결망을 형성하는 신호, 내지는 네트워크를 기다리는 노드(node)로 확장되는 영화적 체험의 사례다.
변해빈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