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를 한 표 차이로 꺾고 당선된 가난한 반장이 반에 햄버거를 돌리기 위해 버거송 챌린지에 나간다.

작은 촛불 하나 켜 보면 달라지는 게 너무나도 많아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져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 가고

2023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저세상패밀리상
2023 제6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2023 제9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오감만족한국단편경선
2023 제5회 우리나라가장동쪽영화제
2023 제8회 유니카코리아영화제 은상
2023 제4회 꽃심어린이청소년영화제
2023 제17회 전북청소년영화제
2023 제4회 다양성洞 평화영화제
2023 제5회 교육영화제
2023 제10회 춘천영화제
2023 제3회 금천패션영화제 마리오아울렛심사위원특별상
2023 제3회 김해시민영화제
2023 제10회 목포국도1호선독립영화제
2023 제6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상

반장이라는 명예를 얻은 대신 햄버거를 내놓아야 하는 풍경은 이제 관습을 넘어 하나의 전통이 된 듯하다. 학급을 위해 열심히 일할 진짜 반장이 필요하다던 친구의 말이 무색하게, 주인공 아인(성아인)은 절실히 원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반장이 되었고, ‘우리가 뽑은 반장 우리가 지킨다’는 구호 아래 어느새 보호받는 존재가 된다. 이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꼭 ‘햄버거 챌린지’에 성공해야 하는 아인의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금수저, 흙수저, 상품을 받기 위한 도전까지 이제는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김민하 감독 특유의 리듬이 극에 생생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감독은 전작부터 빨간 마스크, 슈퍼 히어로 등 어린이와 청소년 세계에 자리잡은 독특한 소재를 차용해 왔다. 그 상상 속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은 생각보다 훨씬 고됐다. 하지만 그 세계에 실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어떨까? 왕의 DNA를 가졌든 김밥 DNA를 가졌든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착취당하는 자부터 무법자까지 모두가 존재하는 교실이야말로 사회의 축소판이고, 그곳은 어른들의 세계 못지 않게 잔혹하다. 마침내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된 것 같던 시점에 아인의 엄마가 뜨끔하며 선생님에게 내뱉는 대사는 관객들도 한 번 더 뜨끔하게 한다. 극을 이끄는 아이들과 부모 역할 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 작년 서독제 배우프로젝트 출신 김강희 배우의 냉철한 듯 불같은 담임 선생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선경 / 서울독립영화제2023 프로그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