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네 진돗개 조남이가 귀여운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어요. 그중 어미를 쏘옥 빼닮은 강아지 황토만 남기고 다른 강아지들은 뿔뿔이 헤어지게 되었어요. 황토는 밥 욕심도 많고, 갖가지 말썽을 일으키는 말썽쟁이지만… 짱뚱이에겐 둘도 없는 친구예요. 그러던 어느 날, 황토가 사라지고 마는데…….

오진희 만화 원작 『짱뚱이』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바쁜 일상 속에 지친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상기시키고, 도시 속에서 자연을 점점 잊고 사는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용/교육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습니다. 가족과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 제19회 파리한국영화제
2024 제15회 부산평화영화제
2024 제20회 서울인디애니페스트
2024 제2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4 제19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그림 동화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짱뚱이네 집> 시리즈는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다. <짱뚱이네 똥황토>는 이 시리즈의 작가 신영식의 유고작 <짱뚱이네 집 똥황토>를 원작으로 한다. 1970~1980년대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짱뚱이’라는 별명을 가진 첫째 딸 진희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데, <짱뚱이네 집 똥황토>에는 그동안 주변부에 머물렀던 강아지 조남이가 낳은 황토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짱뚱이네 똥황토>는 이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화했다. 완성도가 수준급이다. 물론 한국에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엄마의 땅: 그리샤와 숲의 주인>(2023)처럼 극장에서 개봉해 좋은 평가를 받은 장편도 있었다. <짱뚱이네 똥황토>는 한국에서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저변이 더 넓어졌을 뿐 아니라 실력 또한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다. 진희를 비롯하여 단짝인 봉식과 다리가 불편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동생 진욱 등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살아 있는 표정, 숟가락을 서랍장의 자물쇠 대신으로 사용하는 시골집의 디테일한 구현, 바람에 이는 꽃들과 전봇대가 나란히 놓인 흙길과 같은 추억하게 하는 자연 풍경의 세트,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여기에 인간과 반려견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하는 관계의 가치까지, 30분 가까운 상영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경험을 선사한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