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감각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편 쇼케이스
김무영 | 2024 | Documentary | Color+B/W | DCP | 116min (KE, E)
TIME TABLE
11.30(토) | 11:00-12:55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E, K, GV, 15 |
12.3(화) | 12:10-14:05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K, 15 |
SYNOPSIS
영화는 박정희 정권의 ‘반공 예술’이라는 특정 시기의 역사적 맥락들이 공유하는 특수한 지점들을 찾아내어 영화의 궤적을 그려 낸다. 특히 반공 영화 이미지에 개입하는 중앙정보부의 검열은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권력과 이념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권력이 이념으로 재생산한 이미지는 현실을 재현하지만 역설적으로 현실에 관여한다. 반공 영화에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학살 장면은 우리가 망각하고 있던 학살 피해자 유족들이 살고 있는 현실에 영향을 준다.
영화는 이미지를 창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창작자들은 권력과 이념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창작자들은 권력에 결탁하여 권력이 원하는 이념을 위해 이미지를 생산하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 밖에서 무심하게 목격한 이미지를 기록하기도 한다. 권력 밖에 있는 것 같은 이 무심한 이미지도 거대한 위계 속에서 권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
DIRECTING INTENTION
<폭력의 감각>은 이미지와 재현에 대한 영화이다. 영화는 질문한다. 이미지는 무엇을 담아낼 수 있는가? 이미지는 현실을 재현할 수 있는가?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는가? 영화는 그 답에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무영
2017 밤과 낮
2018 밤빛
2021 황룡산
STAFF
연출 김무영
제작 김무영
각본 김무영
촬영 김무영
음악 Worramet MATUTAMTADA
편집 김무영
출연 김성칠, 전미경, 윤용
목소리 최지원
PROGRAM NOTE
다큐멘터리 <폭력의 감각>은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반공 이념을 재현하는 이미지를 쫓는다. 반공 이념은 동상에서부터 건축물, 광장의 집회, 종교 행사, 뉴스 화면과 첩보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에 녹아들었으며, 1945년 해방의 순간에서부터 오늘날 덕수궁 앞 태극기 부대의 시위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다른 한편, 반공 이념은 폭력을 정당화하고, 폭력에 익숙해지게 하며, 폭력을 겪은 사람들을 무력하게 한다. 그리고 각인된 폭력의 감각은 끊임없이 이야기로, 이미지로, 데이터로 되살아난다. <폭력의 감각>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촬영된 영상들에 더해 아카이브 자료와 영화 화면에 끊임없이 주석을 달고, 때로는 영상을 분해하며, 이미지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제안한다. 특히, 이미지가 구사하는 언어들에 대해 비판적 독해를 요청한다는 점에서 <폭력의 감각>은 한국 현대사에 관한 영화이자 역사 기술에 관한 영화이며, 또한 시각 이미지에 대한 메타비평을 시도하는 영화이다. 그러므로 “이제 목소리를 따라 이미지를 기억해 본다”는 이미지를 기억하는 작업이자 해체하는 작업과 맞닿는다. 그리고 해체된 이미지 속에서 잔존하는 이미지들, 데이터로 복구될 수 없지만, 그렇기에 더 많은 흔적을 남기는 얼굴들, 침묵의 말들, 소리 없는 함성들, 성난 파도가 되었던 광장의 기억들이 폭력의 감각을 뚫고 불쑥 솟아오른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