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임연정 | 2016 | Fiction | Color | DCP | 28min 13sec

SYNOPSIS

현주는 옆반 친구 은별에게 편의점 사장에게 받지 못한 돈을 받으러 같이 가자고 부탁한다. 복싱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3주. 은별의 착실했던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세상 모든 불안한 소녀들을 위하여.

FESTIVAL & AWARDS

2016년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2016년 제13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배우상(정하담), 심사위원상
2016년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6년 제11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2016년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피움특별상

DIRECTOR
임연정

임연정

2012 <화분>

2014 <컷글라스 그릇>

STAFF

연출 임연정
각본 임연정
촬영 김기준
편집 임연정
조명 김기준
음악 유희천
출연 정하담

PROGRAM NOTE

벌레가 꼬이고 일도 꼬인다. 남의 일에는 관심 없다는 듯 홀로 묵묵히 스텝을 밟고 펀치를 날리는 ‘은별’과 늘 왁자지껄한 친구들과 몰려다니고 골목길에 숨어 담배를 피우는 ‘현주’, 두 소녀가 만나면서 상황은 그렇게 점점 꼬여간다. 생김도 말투도 성격도 전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모범적인 학생’이나 ‘온순한 소녀’와는 거리가 멀다.
은별은 복싱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때에 현주로부터 이상한 부탁을 받게 되고, 은별 스스로 ‘사고 치면 안 돼’라고 주지했음에도 ‘사고’를 치고 만다.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며 언성을 높인다. 하지만 어쩌면 ‘사고’라는 것도, ‘사고 치면 안 돼’라는 금기도 은별 스스로 내린 결정은 아니다. 마치 엄마의 가게 일을 도와주러 온 아저씨가 은별에게 ‘여자애가 사랑 받으려면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처럼, 은별에게 깡패 질을 한다며 윽박지르는 교감 선생이 자신의 폭력은 ‘점잖은 훈계’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학생이라서, 미성년자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여자’라서 두 소녀는 쉽사리 위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기껏 찾은 방법은 억울하리만치 고되거나 또는 위험한 거짓말이다. 이러한 몇 차례의 고비 속에서 모범적이지도 온순하지도 않은 두 사람의 우정이 시작된다. 물론 우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깨 부시고 싶은, 시원하게 한 방 날리고 싶은, 그리하여 날아오르고 싶은 그들의 바람은 적어도 우정 안에서 통쾌하게 뻗어나간다.

차한비/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