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산역Goksan station
조용규 | 2024 | Fiction | Color | DCP | 7min | World PremiereCHO Yongkyu | 2024 | Fiction | Color | DCP | 7min | World Premiere
SYNOPSIS
남자는 항상 말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말을 들어주는 대상은 분명하지 않다. 정해진 것이라곤 전철 안에서 말하는 것뿐.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서을 외곽을 관통하는 경의중앙선 전철에 올라탄 남자는 뚜렷한 대상 없이 출입문 유리창 앞에서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몽골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의 말들은 계속 반복되거나 변형되고, 우주까지는 알지 못하는 그는 자기가 느낀 지구의 이치에 대해서 독백하듯 ‘말’을 뱉어낸다. 고통스럽기도 하고 내용들도 오락가락하는 ‘말’들. 남자의 얼굴은 때때로 슬프고 처연하다.
DIRECTING INTENTION
파주에 살고 있는 나는 때때로 경의중앙선을 타고 서울로, 양평으로 갈 때가 있다. 어느 날 전철 안에서 혼잣말하는 여자를 봤다. 그녀의 말은 또렷했지만 길게 이어가지 못하는 말은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 핸드폰 너머의 친구에게 말을 하는 그녀의 얼굴은 웃음기가 가득했다.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또 같은 시간대에 같은 출입문으로 올라타는 여자를 봤다. 여전히 여자는 말들을 전철에 올라타자마자 핸드폰으로 쏟아냈다. 며칠 전과 같은 내용인지 헷갈렸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말들. 알 수 없지만 매우 기묘한 느낌을 받고 핸드폰 메모장에 기억을 더듬어 여자가 한 말들을 기록했다. 아마도 많이 왜곡된 기억일 것이다. 그 한순간의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FESTIVALS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조용규
2010 Bang!
2018 사거리
2019 얼굴들
STAFF
- 연출
- 조용규
- 제작
- 박미현
- 각본
- 조용규
- 촬영
- 조용규
- 편집
- 이윤지
- 동시녹음
- 도유안
- 음악
- 박이현
- 믹싱
- 김시현
- 출연
- 박종환
- 프로듀서/제작부
- 류수동, 조정찬
PROGRAM NOTE
입 밖으로 걸어 나간 말은 대체로 목적지가 존재한다. 반대편에 앉은 단 한 사람,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 때때로 보다 멀리 퍼지기를 바라는 말들도 있다. <곡산역>에 등장하는 남자의 말은 홀로 어슬렁거린다. 도착지 없이, 불완전한 문장 형태로. 지하철 안 남자의 독백은 덜컹거리며 회색 소음 사이로 사라진다. 카메라는 같이 흔들리며 경의·중앙선을 떠도는 남자의 찰나를 포착한다. 그의 파편적인 말 속에는 몽골이 자주 등장한다. 욕할지 말지, 살지 말지, 갈지 말지, 혼란한 와중에도 몽골은 남자에게 구심점으로 작동한다. 남동쪽으로 나란히 누운 풀들을 바라보며 그는 겨울철 시베리아 기단을 따라 내려온 북서풍을 상상한다. 한랭 건조한 바람의 시작점에는 몽골이 존재한다. 그가 존재했던 몽골에서는 별도, 달도 밝기만 했다. 지금 여기와는 다르다. 영화 내내 멈춘 적 없던, 먼 곳을 상상하는 그의 독백은 일산역 도착 방송과 함께 정지한다. 일순 그의 표정은 애처로워진다. 영원회귀하듯 일산역을 출발해 다시 일산역으로 돌아온 그에게 곡산역은 영영 닿을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다. 범위를 우주에서 지구로 좁히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상상해 봐도 목적과 목적 사이를 정차하는 지하철 안에 묶인 그는 결국 아수라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혼란한 그의 마음 상태와 배회하는 말들, 시종 흔들리는 지하철은 서로 조응하며 카메라 위에서 잠시 만난 슬픔을 증폭시킨다.
김민범 / 서울독립영화제2024 데일리팀장
SYNOPSIS
The man always wants to talk. However, there is no clear listener. The only certainty is that he speaks while on the subway train. As usual, the man boards the Gyeongui Central Line that crosses the outskirts of Seoul, and without a specific listener, he starts recalling old memories and sharing stories about Mongolia in front of the train door’s glass. His words keep repeating or transforming, and while he does not know about the universe, he utters words as if monologuing about the principles of the Earth. His words, sometimes painful and wandering, flow out. At times, his face looks sad and forlorn.
DIRECTING INTENTION
Living in Paju, I sometimes take the Gyeongui Central Line to Seoul or Yangpyeong. One day, on the subway train, I saw a woman talking to herself. Her words were clear but cut off, repeatedly starting over. Her face, as she spoke to a friend over the phone, was filled with laughter. The same words, over and over. A few days later, at the same time, I saw the same woman boarding through the same door. As soon as she got on, she poured out her words into her phone, just like before. I was not sure if it was the same conversation as last time, but her words continued to repeat. I felt an inexplicable, strange sensation and opened my phone’s memo app to note down fragments of what she said, relying on my memory. It is probably my distorted recollection, but I wanted to capture that fleeting moment’s feeling.
FESTIVALS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CHO Yongkyu
2010 Bang!
2018 Cross
2019 Possible Faces
STAFF
- Director
- CHO Yongkyu
- Producer
- PARK Mihyen
- Screenwriter
- CHO Yongkyu
- Cinematographer
- CHO Yongkyu
- Editor
- LEE Yunji
- Recording
- DO Yuan
- Music
- PARK Leehyon
- Mixing
- KIM Sihyun
- Cast
- PARK Jonghwan
- Producers
- RYU Soodong, JO Jungchan
PROGRAM NOTE
입 밖으로 걸어 나간 말은 대체로 목적지가 존재한다. 반대편에 앉은 단 한 사람,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 때때로 보다 멀리 퍼지기를 바라는 말들도 있다. <곡산역>에 등장하는 남자의 말은 홀로 어슬렁거린다. 도착지 없이, 불완전한 문장 형태로. 지하철 안 남자의 독백은 덜컹거리며 회색 소음 사이로 사라진다. 카메라는 같이 흔들리며 경의·중앙선을 떠도는 남자의 찰나를 포착한다. 그의 파편적인 말 속에는 몽골이 자주 등장한다. 욕할지 말지, 살지 말지, 갈지 말지, 혼란한 와중에도 몽골은 남자에게 구심점으로 작동한다. 남동쪽으로 나란히 누운 풀들을 바라보며 그는 겨울철 시베리아 기단을 따라 내려온 북서풍을 상상한다. 한랭 건조한 바람의 시작점에는 몽골이 존재한다. 그가 존재했던 몽골에서는 별도, 달도 밝기만 했다. 지금 여기와는 다르다. 영화 내내 멈춘 적 없던, 먼 곳을 상상하는 그의 독백은 일산역 도착 방송과 함께 정지한다. 일순 그의 표정은 애처로워진다. 영원회귀하듯 일산역을 출발해 다시 일산역으로 돌아온 그에게 곡산역은 영영 닿을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다. 범위를 우주에서 지구로 좁히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상상해 봐도 목적과 목적 사이를 정차하는 지하철 안에 묶인 그는 결국 아수라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혼란한 그의 마음 상태와 배회하는 말들, 시종 흔들리는 지하철은 서로 조응하며 카메라 위에서 잠시 만난 슬픔을 증폭시킨다.
김민범 / 서울독립영화제2024 데일리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