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말했다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장편경쟁

조규장 | 2008ⅠFictionⅠColorⅠ35mmⅠ75min

SYNOPSIS

감옥에서 출옥하자마자 고향으로 돌아온 영광.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그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그는 어머니가 남긴 유산으로 땅을 사고 과부도 만나 동거를 시작하고, 갈치장사도 시작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자리를 잡아나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재개발에 대한 불안과 아내의 외도에 대한 의심이 맞물리면서 집착이 커지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죽음은 사회적 담론이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다.

FESTIVAL & AWARDS

2008 인디포럼

DIRECTOR
조규장

조규장

2005 <사랑은 몸의 의지다>
2005 <기억할만한 지나침>
2006 <동행>
2007 <봉수>

STAFF

연출 조규장
각본 조규장
제작 영화로
프로듀서 최지혜
촬영 최영준
조명 이동원
미술 정점석
분장 이선미
작곡 이종범
믹싱 이수영
녹음 배정렬
편집 신지영
출연 김낙형, 김현주, 최영환

PROGRAM NOTE

출소한 영광은 어머니의 유산으로 재개발구역에 땅을 사고,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다. 그러나 하는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아내는 의심스럽게만 한데, 돈벌이가 번번이 실패하는 가운데, 재개발계획이 변경될 것이라는 비보는 그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다. 어느 술취한 밤, 그의 객기는 스스로를 자해하기에 이르는데, 그야말로 어이없는 죽음이다. <낙타는 말했다>는 영광이라는 인물을 쫓아가며,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풍경을 비정하게 비추고 있다. 영광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의 독특한 캐릭터는 누구든 침범하기 어렵다. 주변인들은 더 피곤해 지기 싫기 때문일까. 그저 그에게 맞춰간다. 한편, 영화는 영광을 담고 있는 세상을 비춘다. 평온한 시골, 그곳에 침투한 자본, 영광은 그 시스템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려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어긋날 뿐이다. 영화에서 카메라는 소의 이미지를 자주 보여주는데, 그것은 풀을 뜯어 먹는 영광과 맞물리며, 도시에서 필경 거부당할 나약한 존재를 은유한다. 영광의 죽음, 비가 건조한 사막의 바람을 재우는 어느 날, 영광의 땅에 재개발 소식이 알려진다. 영광을 비껴간 운명에 안타까운 연민의 감정이 밀려온다. 그리고 곧 사막으로 변해 갈 그 땅을 쓸쓸하게 떠나는 아내와 그의 아이. 영화는 마지막까지 탄탄한 플롯과 내러티브, 그리고 인물에 대한 정교한 묘사 등으로 숨가쁘게 내달린다. 완성도 있는 작품의 연출력은 마치 한편의 리얼리티 문학을 펼쳐 보이는 듯 탁월하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