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럭션 베이비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해외초청

마리코 테츠야 | Japan | 2016 | Fiction | Color | DCP | 108min

SYNOPSIS

타이라와 쇼타 형제는 부모가 떠난 후 작은 항구마을 미츠하마에서 단둘이 살고 있다. 또래와 싸움을 일삼던 타이라는 큰 패배 후 마을을 떠나 지역의 대도시 마츠야마에서 싸울 상대를 찾아다닌다. 타이라에게 흥미를 느낀 유야는 그에게 접근해 폭력적인 게임을 제안한다.

FESTIVAL & AWARDS

Korean Premiere

2016 제38회 낭트 3대륙 영화제
2016 제18회 리우데자네이루국제영화제
2016 제6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감독상

DIRECTOR
마리코 테츠야

마리코 테츠야

2003 < The Far East Apartment >

2004 < Mariko's 30 Pirates >
2009 < Yellow Kid >
2011 < Ninifuni >
2012 < Fun Fair >
STAFF

연출 Mariko Tetsuya
제작 EISEI SHU
제작 TOSHIKAZU NISHIGAYA ,YUKI NISHIMIYA, KAN ODAGIRI, YOSHITAKA ISHIZUKA
각본 TETSUYA MARIKO, KOHEI KIYASU
촬영 YASUYUKI SASAKI
음향 SHINYA TAKATA
프로덕션 디자인 HIRONORI IWAMOTO
편집 HIDEMI LI
음악 SHUTOKU MUKAI
출연 YUYA YAGIRA, MASAKI SUDA, NANA KOMATSU, NIJIRO MURAKAMI, SOSUKE IKEMATSU, TAKUMI KITAMURA, MASAKI MIURA, DEN DEN

PROGRAM NOTE

작은 바닷마을에 동생 쇼타와 단 둘이 살고 있던 타이라는 어느날 홀연히 마을을 떠나 도심으로 향한다. 그는 거리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무작정 공격한다. 타이라는 신중하게 자신이 공격할 대상을 물색하는데, 특별히 자신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그 대상은 자신보다 강해보이는 상대들이다. 그렇게 한번 붙은 싸움은 신체가 거의 소진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타이라의 폭력은 자학적이다. 반면 타이라의 멈추지 않는 폭력에 매료되어 타이라와 동행하게 된 유야는 폭력이 주는 쾌락에 도취된다. 그는 약한 자, 특히 여자들을 골라 폭행하고 그것을 게임처럼 즐긴다. 그는 폭력의 장면을 카메라에 즐겨 담는다. 타이라가 폭력을 통해 신체파괴의 쾌락과 대면한다면, 유야는 폭력을 영상이나 게임을 통해 소비하다 그 스스로 현실의 폭력을 게임 세계의 쾌락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십대들의 모습은 폭력의 세계에 집단적으로 노출돼 있다. 타이라의 동생 쇼타의 친구들은 쇼타가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하도록 자극한다. 그러나 이 폭력이 비단 지금의 십대 남자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쇼타의 마을 마츠리에서 행해지는 가마싸움에서 마을의 성인 남성들은 신사 모양의 가마를 타고 상대를 향해 달려든다. 이는 폭력의 욕망을 전통적 연행과 국가의 법이라는 이름으로 규제하는 방편이지만, 집단연희라는 형식을 통해 가장 극적으로 전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는 일본 내에서 “일본 영화사에서 가장 폭력적인 108분”이라는 평을 들을만큼 강도 센 폭력씬들을 보여준다. 이 폭력이 더욱 잔인한 까닭은 동기도 없고 포기도 없는 절대적인 파괴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배주연/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