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다른 남자와 있는 여자친구를 보고 길거리를 방황한다. 밤거리에서 중학교 시절의 여자 친구와 마주친 남자는 그녀와 인천으로 동행하기로 한다. 남자는 그녀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든다.

영화 바람의 노래는 인천문화재단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제작한 인천을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인천의 항구를 배경으로 한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2010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

어두운 밤. 남자가 누군가를 심각한 표정으로 응시한다. 다정하게 웃음을 주고 받는 남녀를 지켜보던 그는 갑자기 난동을 부린다. 자신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허망하게 거리에 있던 남자는 우연히 중학교 동창을 만나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고, 함께 예정되지 않은 여행을 떠난다. <바람의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게 된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 설레였던 기억들을 되새기며, 자신들의 풋풋한 사랑이 그땐 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회상한다. 아마도 너무 어렸기 때문일 것이다. 잔잔한 바람과 노을. 감정을 다독이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그들은 지나간 사랑을 잊고, 새로운 사랑을 꽃피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은 쉽게 다가오는 듯하지만 어느새 훌쩍 떠나가기도 한다. 그들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김종관 감독의 영화는 금새 다가와 손에 잡힐 것 같지만, 진한여운과 아쉬움을 남긴채 사라져버리는 어떤 순간의 느낌을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2010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