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s my baby?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디딤돌
오광호 | 1999 | DV 6mm | Color | 4min 30sec
SYNOPSIS
Who's my baby?
DIRECTOR
오광호
STAFF
PROGRAM NOTE
고고학은 과거 만을 캐내는 학문이 아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고고학은 먼지 쌓인 문헌과 흙 속을 파헤쳐 인간의 신화와 우상을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인간의 나이테와 역사의 흔적을 찾는 것은 우리들의 경험과 관습의 지하 무덤 속에서 잠자고 있는 기억에 확인절차를 주기 위한 즐거움의 방편이며 그 학습된 경험의 반복은 우리에게 졸음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식의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멀고 완벽한 연출력과 기술력 또한 갖추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관습적 경험들을 약간씩 엇나가게 하는 부시맨의 역할이 오히려 어설픈 화면과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 머금게 하여 졸음을 방지하고 있다. 고고학자와 부시맨은 지식인과 비지식인, 문명인과 비문명인이라는 대비를 가지고 상호 긴장감을 만들어 가지만 이들은 동료임을 확인하는 순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무지한 인간일 뿐인 것이다. 동굴 안 깊숙한 곳에서 알을 깨고 나온 외계인은 이를 증명하였으며 마지막 반전에서 우주의 생명체는 DNA와 상관없이 고고학자를 기꺼이 자신의 품에 안아주는 어머니의 역할을 맡아주었다. 이로써 계급과 계층, 지역과 국가를 뛰어넘는 범우주적인, 아가페적 사랑의 자장가가 동굴에 메아리칠 수 있는 것이다. 3차원 영상이 가지는 어려움은 공간의 실재감을 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작품 또한 공간의 표현에 있어서 연출의 맛보다는 캐릭터에 의한 연속적인 사건들에 의존하며 영상을 꾸미고 있다. 대신 클레이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거칠고 희화적인 느낌은 가볍게 잘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