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저주

단편 쇼케이스

김희수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9min (E)

SYNOPSIS

X의 저주로 홀로 서지 못하게 된 남자. X를 다시 찾아간다.

DIRECTING INTENTION

내가 아닌 우리의 기준에서 잘 이별하는 법.

FESTIVAL & AWARDS

2023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3 제7회 원주옥상영화제
2023 제15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23 제15회 서울영등포국제초단편영화제
2023 제15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23 제26회 도시영화제
2023 제3회 2030청년영화제

DIRECTOR
김희수

김희수

2018 시,집
2022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야

STAFF

연출 김희수
제작 팽소예
각본 김희수
촬영 김선형
편집 조우림
미술 김아름
사운드 이서현
출연 권다함, 정수지

PROGRAM NOTE

“한 번만 세워 줘”라니, 아이고 해괴망측해라. “‘서’라고 말해 줄 수 있니?”라고? 너무 저질이야. 이렇게 대사만 떼어 놓고 보면 그런데, 실제로는 아니다. 자칫 음란하고 퇴폐로 빠질 수 있는 소재를 는 명랑하고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풀어간다. 애초 회전 기능이 고장 난 선풍기가 문제였다. 너무 더워 죽겠다고 연인 사이는 생각하지도 않고 선풍기를 독점하다 보니 지수(정수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이별 선언을 하며 공학(권다함)에게 “너 평생 안 설 거야” 저주를 내린다. 웃기는 소리 하네, 이별을 받아들인 지 며칠 안 돼 공학이 지수를 찾아온다. 네 저주 때문인지 뭔 짓을 해도 그게 서지가 않는다는 거다. 공학은 수지에게 다시 세워 달라고 눈물 없이, 아니 웃음 없이 볼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수지는 이기적인 놈 잘됐다 고소해하면서도 공학이 평생 못 세우면 어쩌나 ‘서!’ ‘스탠드업!’ ‘일어나!’ 등등 입에 담지 못할 정도는 아니어도 아무튼, 민망한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쓰다 보니 가 꼭 야한 농담으로 러닝타임을 채우는 작품 같다. 실은 자칫 멀어질 뻔한 두 사람이 어떻게 화해하는지 그걸 곧이곧대로 보여 주는 게 아니라 공학의 물건(?) 세우기를 기름칠 삼고 선풍기와 같은 주변 도구로 관계를 은유하는 등 연출적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과시한다. 관계를 복원한 공학과 지수는 이제 회전이 멈춘 선풍기를 가운데 두고 더 좁혀 자리를 잡음으로써 시원한 바람을 공유한다. 그걸 보니 둘은 앞으로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듯하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