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2026.11.25 ⎯ 12.4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2026.11.25 ⎯ 12.4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 〈디깅〉

서울독립영화제2026 개막작 <그녀는 항상>, <디이디임바알>, <노웨어> 발표

공지사항

Synopsis

〈그녀는 항상〉은 기계에 대체되어 실직 위기에 놓인 공항 안내원 진주가 임신 소식과 함께 남편의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효율을 앞세운 사회 속에서 불안정한 삶을 마주한 부부의 모습을 통해, 서로를 향한 사랑과 위안의 의미를 담아낸다.

〈디이디임바알〉은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소녀 소완의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데 쓰이던 초능력은 풋살팀 코치 우석과의 특별한 수업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SF와 판타지, 로맨스와 스포츠를 결합한 기발한 상상력으로 사랑과 성장의 순간을 그려낸다.

〈노웨어〉은 퀵 배달원 영우와 톨게이트 수납원 은영, 오래된 연인이 보내는 12월 31일의 하루를 따라간다. 고단한 노동과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새해를 앞두고도 엇갈리는 두 사람의 약속과 대화를 통해, 도시의 겨울을 살아가는 이들의 쓸쓸한 일상과 나지막한 사랑의 여운을 전한다.


제52회 서울독립영화제는 저마다의 깊이와 속도로 각자의 영화를 ‘디깅’ 한다.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고 오래 들여다보는 일은 어쩌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마음이 어떤 미지의 풍경과 낯선 감각을 만날지, 기대와 호기심을 안고 출발해 본다.

2026년 서울독립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SIFF X 변우석: Shorts on 2025]의 완성작 <그녀의 항상>, <노웨어>, <디이디임바알> 이다. [SIFF X 변우석: Shorts on 2025]는 배우 변우석이 독립영화에 보내는 순수한 응원에서 시작되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배우의 참여는 남다른 활력으로 창작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짧은 기간에도 483편의 공모작이 출품되었다. 배우 변우석은 ‘사랑’이라는 공모 주제를 직접 제시하고, 일부 심사에도 참여하는 등 단순한 지원을 넘어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였다. [SIFF X 변우석: Shorts on 2025]는 ‘기획-제작-상영’이라는 독립영화의 선순환 방향성을 ‘배우-창작자-관객’이라는 관점으로 확장한 사례이자, 대중 배우가 독립영화 창작 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가능한 연대와 우정을 나누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창작자들은 ‘사랑’이라는 기호에 어떤 심상과 이야기를 떠올릴까? 단편이라는 압축된 시간 속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상상을 이어갈까? 영화들은 개별 프로젝트로서 각기 다른 독립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만약 작품 간에 연결을 느낀다면, 아마도 동시대 청년의 감각이 그것을 조율했을 것이다.

박정빈 감독의 <그녀는 항상>은 임신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 젊은 부부의 기쁨의 순간과 그들을 둘러싼 불안정한 삶의 시스템을 대비시키며 전개된다. 효율을 추구하는 사회, 사람을 배제하는 노동, 일자리를 잃은 개인의 일상은 구체적으로 불안하다. 아내 진주는 남편 혁주의 그늘을 쫓으며, 그들이 소속된 비정한 세상을 담담하게 관찰한다. 사랑의 기억과 마음을 찾고자 하는 노력만이, 서로를 향한 위안이 되며, 험한 세상을 건너는 다리가 된다.

이주용 감독의 <노웨어>는 높은 빌딩으로 가득 찬 도시, 작은 집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다. 퀵 배달원 영우과 톨게이트 수납원 은영, 두 사람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이 차가운 겨울을 배경으로 쓸쓸하게 펼쳐진다. 고단한 노동을 마친 뒤, 그들의 공간에는 밤처럼 어둠이 내린다. 들뜬 연말의 분위기 속에서 오래된 연인의 약속과 계획은 거듭 어긋나고, 뾰족한 말들은 서로를 아프게 찌른다. 이 계절, 도시 어딘가에 정말 있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의 나지막한 사랑의 대화가 긴 정서적 여운을 남긴다.

허지윤 감독의 <디이디임바알>은 한 소녀가 겪는 첫사랑의 설렘과 안타까운 순간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가진 소녀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정지하면 그녀 외엔 모든 세계가 함께 멈춰버리기에, 그녀의 초능력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좀 더 훔쳐보는 정도로 소소하게 쓰인다. 사랑의 힘과 마법의 힘이 맞붙는다면 누가 이길까? 뜻하지 않은 위기 앞에서, 소녀의 초능력은 힘을 발휘할까? SF와 판타지, 로맨스와 스포츠 장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귀여운 소녀의 동화 같은 성장담이 또 하나의 사랑을 해석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동시대의 징후를 포착하고 고유한 영화적 언어를 구축해 나가는 창작자들의 새로운 시도를 주목해 왔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세 편의 단편 모두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출발하여,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비추며, 그 안에서 생동하는 청년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세 작품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되며, 개막작 상영에 이어 각각 경쟁 부문과 페스티발 초이스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어려운 제작 여건에도 작품을 선보인 감독과 제작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동시에 전한다. 아울러 작품의 탄생을 위해 제작 지원에 힘써준 배우 변우석과 한국렌탈을 비롯한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