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옥이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47회)

새로운선택 장편

박정환 | 2021 | Fiction | Color | DCP | 94min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6 Fri 15:20-16:54 CGV압구정 2관 GV, 12
11.27 Sat 20:00-21:34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ART3관 GV, 12
12.2 Thu 15:00-16:34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ART2관 12
SYNOPSIS

엄마의 유일한 삶의 목적인 자랑스러운 딸, 이라엘은 신림동 행시 고시생이다. 그녀는 ‘프리미엄 한돈이 아니면 1억 원을 배상하겠다’는 신림동 무한 리필 식당에서 알바를 하다 ‘프리미엄 한돈’을 요구하는 진상 손님을 만난다. 계속 새로운 고기를 서빙하는 라엘에게 그는 끊임없이 ‘프리미엄 한돈’을 가지고 오라고 라엘을 괴롭히는데… 라엘은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까? 그녀의 시련에 귀 기울여 보자.

DIRECTING INTENTION

타인의 뒤틀린 욕망에서 파생된 변질된 믿음. 그리고 그 욕망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존재의 목적을 상실한 세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박정환

박정환

2012 비행
2016 iLuv
2019 우리의 마지막 추억

STAFF

연출 박정환
제작 박정원
각본 박정환, 정지인
촬영 유찬인
편집 박정환
음악 정상우
의상 김가연
미술 최현
조연출 정진욱
출연 이태경, 전국향, 정상우, 조준희

PROGRAM NOTE

일류 대학을 졸업한 라엘은 고시 준비를 위해 방을 구하고 독서실과 학원에 등록한다. 딸에게 일류와 최고라는 의식을 심어 주는 엄마는 뭐든지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한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지나도 ‘혜옥’이라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얼마간의 짐작은 가능하다. 라엘과 같은 얼굴의 인물이 뜻밖의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교차하며 전개되기 때문이다. <혜옥이>의 이야기가 별다른 것은 아니다. 별다른 것은, 우리가 그 이야기를 전혀 모른다는 듯이 또박또박 들려주는 영화의 태도다. 그렇다면 <혜옥이>는 현실을 풍자하는 영화인가? 물론 그런 의도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알알할 정도로 인물을 시리게 대하는 건 현실 자체이지 영화가 아니다. 혜옥을 냉소적 태도로 바라보지 않는 것처럼, 그의 주변인을 마냥 비판적으로 꾸짖지도 않는다. 충실하게 현실을 묘사하는 영화에서 가장 섬뜩한 순간은 라엘이 인터넷 강의를 볼 때다. 강사는 한때 열심히 공부하라고 독려했던 라엘을 회상하는 척하며 “어디서 뭘 하든지 행복하고 즐기면서 자기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함께 독서실에서 공부하던 청춘들도, 잘 일해 보자던 아르바이트 사장도 면도날처럼 곁을 스치고 지나가며 상처를 남긴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구 ‘매몰 비용의 오류’는 팔랑거리는 포스트잇에 인생의 경구를 적어 두는 청춘에게 묻는다. ‘네 운명을 건 이름의 무게는 얼마쯤 나가는가?’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