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도시

서울독립영화제2008 (제34회)

단편경쟁

정경록 | 2008ⅠFictionⅠColorⅠ35mmⅠ21min 50sec

SYNOPSIS

세상끝 마지막 도시, 우사(牛舍, U-sa)는 실은 거대한 도축장이며, 이 곳은 고기로써 사육되며 살아가는 우두인(牛頭人)들이 있다. 그들은 강력한 지도자인 정육점 주인에 의해서 사육되고 관리당한다. 이곳의 정육점에 취직하게 되는 칼잡이 노넴. 그는 죽은 막내아들을 몰래 먹으려다 잡혀온 우두인 가족과 소녀를 알게 된다. 점점 소녀와 가까워지는 노넴, 그러나 이 가족들을 죽여야 하는 날이 점점 다가온다. 노넴은 선택해야 한다.

DIRECTING INTENTION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일까?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래야만 생존할 수 있을까?

FESTIVAL & AWARDS

2008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정경록

정경록

2003 <순한>
2005 <탈출기>

STAFF

연출 정경록
제작 이미혜
각본 정경록
조연출 고헌, 송주호
촬영 김병수
편집 조현주
조명 박재인
미술 채경선
음향 플러스게인
출연 이루완, 김지나, 송삼동

PROGRAM NOTE

불합리함에 대해 역설하거나 혹은 공유하고자 할 때, 때로는 직설보다 은유가 효과적이다.

근 미래의 가상도시 우사(牛舍, U-sa). 그 이름도 상징적인 이곳은 우두인(牛頭人)들이 ‘사육’되고 그들이 ‘살육’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 비현실적 공간의 섬뜩함은 현재 이 도시, 이 공간의 모습과 일치한다.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이 수많은 상징으로 집약되어진 <고기 도시>는 감독의 의도대로, 이 도시를 구성하는 인자들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직조된다.

감독의 노련함으로 제시된 이 가상도시는 결국 모순된 권력구조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두인들을 관리하는 강력한 지도자 정육점 주인 또한 우두인의 형상을 하는 이 모순덩어리의 구조는, 그 최상위부터 전복되어야 마땅하지만 인자들의 개인적인 욕망과 원초적인 욕구충족을 이유로 쉽지 않다. 윤리와 양심을 져버린, 욕망이 점철된 선택은 끝내 부서진다. 우리는 이 교훈과 같은 보편진리를 얼룩진 개인의 욕망과 구조적 권력관계의 시스템에 의해 매순간 자의적으로 망각한다. <고기 도시>는 그에 대한 우리의 자화상이며 씁쓸한 우화이다.

이지연/서울독립영화제200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