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수 당선, 그 후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이정현 | 2007|Fiction|DV|Color|23min 45sec

SYNOPSIS

최고가 되려는 판수. 판수가 싫은 종백. 판수가 두려운 신후.

DIRECTING INTENTION

폭력의 정의란..?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이정현

이정현

2006 <계륵>

STAFF

연출 이정현
제작 이순화
각본 이정현
촬영 정석우
편집 성현윤
조명 정석우
미술 성정화
음향 이제한
출연 천준형
음악 유혜진

PROGRAM NOTE

신학기를 맞은 고등학교 2학년 1반의 교실. 학교짱 종백이와 재단이사장의 손자 판수 그리고 전교1등 신후가 한반이 된다. 1학년때 반장이었던 판수는 여전히 반장에 욕심이 있고, 그 꼴이 보기싫은 종백이는 신후에게 반장을 하라며 윽박지른다. 이제 2학년1반 교실에서 반장자리를 놓고 종백이와 판수의 한판 싸움이 시작된다.
영화 <김판수 당선..그후>의 아이들은 영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함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맘에 안드는 것을 폭력으로 억누르고, 또 거기에 거짓과 음해로 맞서는 아이의 모습은 사실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이없는 일들을 학교 교실로 옮겨놓은 것 그자체 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속의 교실은 이미 사탕하나 돌리며 한표 부탁하는 초등학교의 순진한 그것이 아니다. 잔머리를 굴리며 온갖 술수를 동원해 종백이를 몰아낸 판수나 모든 걸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종백이나 오십보 백보다. 하지만 영화는 한발 더 나아간다. 이제 권력의 문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절대악’ 엄석대의 폭력을 이겨내기 위한 것을 넘어섰다고 이야기한다. 권력의 주인은 만인을 위한 평화를 앞세워 거짓과 위선, 음해의 술수로 무장한채 진실을 호도하여 민심을 전취하는 자의 것이라 당당하게 말한다. 신후가 굳게 입을 닫고 있는 한은 말이다.
이게 진짜 <김판수 당선..그후>의 교실이 불안하고 무서운 까닭이다. 모두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화려한 언변뒤에 숨은 ‘판수의 야욕’과 오직 힘의 우위로 자신만의 질서를 만드려는 ‘종백이의 폭력’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 천지에 널려있다는 사실. 이 공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판수와 종백이 사이의 모든 사건을 지켜보며 진실에 가장 근접해있지만 결코 입을 열지 않는 신후가 현실에 대해 침묵하는 우리 자신의 또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바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불안과 공포의 실체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