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혼: 죽은 넋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해외초청

왕빙 | France, Switzerland | 2018 | Documentary | Color | DCP | 507 min (KN,E)

SYNOPSIS

중국의 북서부 간쑤성에는, 60년 전 고비 사막에 버려진 셀 수 없는 재소자들의 유해가 있다. 1957년 공산당의 반우파 운동에서 “골수 우파”라고 낙인 찍힌 사람들은 지아비앙고와 밍수이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굶어죽었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누구였는지, 이들이 어떤 고통을 견뎌야 했는지, 그리고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필름제공처 : 영화의전당

DIRECTOR
왕빙

왕빙

 

1999-2003 < WEST OF THE TRACKS >

2012 < ALONE >

2012 < THREE SISTERS >

2010 < THE DITCH >

2009 < MAN WITH NO NAME >

2008 < COAL MONEY >

2008 < CRUDE OIL >

2007 < FENGMING, A CHINESE MEMOIR >

2007 < BRUTALITY FACTORY >

2013 < ‘TIL MADNESS DO US PART >

2014 < FATHER AND SONS >

2014 < TRACES >

2016 < TA’ANG >

2016 < BITTER MONEY >

2017 < MRS. FANG >

2017 < 15 HOURS >

STAFF

연출 WANG BING
제작 SERGE LALOU, CAMILLE LAEMLÉ, LOUISE PRINCE, WANG BING
공동제작 JOSÉ MICHEL BUHLER, WANG YANG
촬영 WANG BING
촬영 SHAN XIAOHUI, SONG YANG, LIU XIANHUI
편집 CATHERINE RASCON
편집 XU BINGYUAN
사운드 RAPHAËL GIRARDOT, ADRIEN KESSLER
번역 PASCALE WEI-GUINOT
자문 ZHU ZHU, WU SHENFANG
현장 프로듀서 China LIANG YING
프로덕션 매니저 MARTIN BERTIER, WANG DI, LI ZHE
제작 LES FILMS D’ICI, CS PRODUCTIONS
제작협력 ADOK FILMS, ARTE FRANCE CINÉMA
With the Participation of ARTE FRANCE, CENTRE NATIONAL DU CINÉMA ET DE L’IMAGE ANIMÉE, CINÉFOROM
With the Support of LA LOTERIE ROMANDE, LA RÉGION ÎLE-DE-FRANCE, IDFA BERTHA FUND

PROGRAM NOTE

1957년 마오쩌뚱은 반정부주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반(反)우파분자’들로 규정하고 사상재교육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고비사막 근처의 자볜거우 농장 수용소로 보냈다. 의심할 나위없는 숙청 운동이었다.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수용소에 보내졌고 대다수가 굶주림으로 죽었으며 약 500여명만이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후 중국의 역사 안에서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침묵 당했고, 죽은 자들의 기록은 삭제되었다. 왕빙은 2005년부터 무려 십년이 넘는 시간 동안 100명이 넘는 생존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역사가 제거한 시간의 흔적을 필사적으로 환기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사령혼: 죽은 넋>은 그들 중 15명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며 한 때 강제노동수용소가 있던 장소, 지금은 거대한 무덤과 다름없는 자볜거우의 황량한 사막으로 걸어 들어간다. 망각되어 원혼이 된 시간의 무게가 비로소 영화 안으로 살아 돌아오는 것이다. 누군가는 홀로 숨죽이며 수만 번은 복기했을 처참한 순간들을 놀라울 정도로 세세하게 기억해내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말을 꺼내길 망설이고 거부한다. 누군가는 수감자였고 누군가는 간수였으며, 또 누군가는 남편을 수용소에 보내고 비참한 가난을 견뎌낸 배우자였다. 왕빙의 카메라는 그들의 말을 듣는 동시에 수용소 안과 밖에서 아마도 가까스로 삶을 견뎌왔을 그들의 육체를, 저 명백한 역사적 증거를 끈질기게 응시한다. 노쇠한 그들의 꺼져가는 몸이 화면 안에서 강렬하게 한참동안 ‘존재’한 다음에는 거의 언제나 검은 화면이 끼어들어 더없이 건조한 문장으로 그들의 죽음을 알린다. 어떤 정치적 술수로도, 역사적 은폐로도 부정할 수 없는 ‘존재’의 현현과 ‘부재’의 흔적. 507분에 이르는 상영 시간동안 우리가 체감하는 건 이를 증언하는 맹렬하고 무시무시한 기억의 활동이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