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5회)

현실과 판타지

신영재,강인영,박보경 | 35mm | 칼라 | 8분 | 1999년

SYNOPSIS

조경사인 인공은 오랜 기간의 연구 성과를 보여줄 설레이는 아침을 맞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식물을 손질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뜻밖의 사고로 인해 식물을 잃어버린 인공은 멍한 정신으로 열차를 탄다. 열차 안 맞은편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을 보며 잃어버린 식물에 대한 환상을 보는데...
한편 맞은편에 앉은 신문배달원 우기는 들고 온 짐을 놓고 내린다. 우기는 짐을 잃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깨닫지만 이내 포기하고 역무원인 미봉이 우기의 짐 속에 있는 우기의 유치가 든 유리병을 가져가 버린다. 다음날 새벽, 우기는 인공의 집에 신문을 배달하고, 밤근무를 마치고 나서는 미봉과 스쳐 지나간다.

DIRECTING INTENTION

<사이>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겪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고 지나치는 사소한 집착과 포기, 그리고 서로의 관계(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에 대해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살려 제작하고자 기획되었다.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이란 영화에서처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시간은 별 사건 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것들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또 다른 연관 속에 놓여 있기도 한다.
흔하고 일반적이지만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간의 만남과 헤어짐을 극적인 상황 없이 구성함으로써 너무나도 일상적인 현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일상성의 충실한 표현을 사실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작품에 담았다.
그간의 국내 단편애니메이션은 제작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디지털 방식의 작품제작을 주로 하였으나 <사이>의 기획은 작품의 완성도와 폭넓은 유통/상영을 위해 셀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35mm 필름 제작방식을 목표로 하였다.

DIRECTOR

신영재






프로그램 노트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우리가 흔히 생활 속에서 겪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고 지나치는 사소한 집착과 포기가 있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하면서 우리들은 많은 관계들을 맺으면서 살아간다. 이러한 일상적인 삶을 <사이>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가장 일상적인 공간 중 하나인 지하철을 통해서 보여준다. 조경사인 인공은 오랜 기간의 연구 성과를 보여줄 설레임에 들뜬 아침을 맞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식물을 손질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그러나 뜻밖의 사고로 인해 식물을 잃어버린 인공은 멍한 정신으로 열차에 탄 채, 열차 안 맞은 편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현상을 보며 잃어버린 식물에 대한 환상을 보게 된다. 한편 인공의 맞은편에 앉은 신문배달원 우기는 들고 온 짐을 놓고 내린다. 우기는 짐을 잃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깨닫지만 이내 포기하고 역무원인 미봉이 우기의 짐 속에 있는 우기의 유치가 든 유리병을 가져가 버린다. 다음날 새벽, 우기는 인공의 집에 신문을 배달하고, 밤 근무를 마치고 나서는 미봉과 스쳐 지나간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이란 영화에서처럼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은 별 사건 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의 삶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 역시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또 다른 연관 속에 놓여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사이>는 너무 흔하고 일반적이어서 그다지 특별한 감흥을 일으키지 못하는 일상적인 만남과 헤어짐, 스쳐지나감을 통해 삶의 특별함, 우리들은 어떤 관계의 끈으로 연결된 친밀한 '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특히 일상성을 사실적으로 충실하게 표현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서 우리들은 현실과 환상의 아름다운 조우를 경험하게 된다.

강인영

박보경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