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벌룬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단편)

이우정 | 2011|Fiction|Color|Beta|24min | 독립스타상-배우 이민지

SYNOPSIS

하루의 끝에 도돌이표가 찍혀 있는 것처럼, 매일 매일이 비슷하게 반복되던 90년대 후반의 고등학교 1학년 효정의 하루.

DIRECTING INTENTION

불쑥 튀어나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소문들. 그 뜬소문들처럼 가볍고 불안한 시절. 아이들은 그렇게 웃고 울다 사라진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선재상

DIRECTOR
이우정

이우정

2005 <카레 한 냄비>
2006 <우리들이 있었다
2008 <송한나>
2009 <옷 젖는 건 괜찮아>
2009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STAFF

연출 이우정
제작 신이수
각본 이우정
촬영 김현석
편집 왕수안
조명 조현철
음향 고아영
출연 이민지, 장의영, 박은혜

PROGRAM NOTE

공동화장실의 똥덩어리를 보고 떼거지로 모여 환호하는 시절이 있다. 소녀들의 세계에는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떠도는 무성한 소문이 있고, 옷 안으로 손을 쑥 넣어서 속옷을 바로잡아주는 베·프가 있고, 친구인지 뭔지 경계를 넘나드는데 딱히 한쪽으로 정하지 않는 순간이 있고, 낯선 경험을 향해 돌진하게 하는 앙큼하고 불안정한 욕구가 있고, 당황스러운 순간에 되는 대로 갖다 붙이는 소소한 거짓말이 있다.
영화는 투박한 홈비디오 질감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이 장면은 구별되지 않는 소녀들이 등을 돌리고 앉아 있을 뿐, 아무 의도 없이 무신경하게 카메라를 방치한 듯하다. 그러나 단지 현실 그대로인 것 같은 화면에서 어딘가 기이함이 느껴지면서, 소녀들의 세계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착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한다. 그러고 보니 무신경한 일상 속에서 소녀들은 요동치며 흔들린다.
소녀들에게 애드벌룬은 더 이상 안온한 고치가 아니다. 어느 날 문득 세상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 되고, 왜 그렇게 된 건지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공포에 혼자서 부딪혀야 한다. 이 영화는 소녀들의 세계를 아는 척하는 영화들에 비해 핵심적인 정서를 매우 긴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도입과 똑같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비록 표정을 보여주고 있지 않지만, 그녀들의 불분명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서늘하고 강하다.

이현정 / 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