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병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해외초청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Thailand, France, Germany, Italy | 2004 | Fiction | 35mm | Color | 118min

SYNOPSIS

마술적인 무언가가 대기를 감싸고 있다. 행복한 시절, 젊은 군인인 켕과 시골 소년 통의 사랑은 완성되지 못했다. 통은 가족과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노래로 가득찬 밤이 찾아오는데... 갑자기 실종에 의해 삶이 파괴된다. 맹수가 소들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에 내려져 오는 전설에 따르면, 인간이 다른 동물로 변신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그 때, 정글로 홀로 들어간 한 군인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신화는 사실이 된다.

DIRECTOR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STAFF
PROGRAM NOTE

아핏차퐁의 영화에서 서사적 일관성이나 핍진성을 찾으려한다면 그의 영화는 필히 당신을 배반할 것이다. 논리적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않는, 일종의 자동기술같은 그의 영화는 반(反)논리의 영화에 가깝다. 그것은 그의 영화가 어렵거나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이 아니다. 이성적 판단과 해석을 멈추고 영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때 오히려 그의 영화의 전체적인 감각과 형상을 포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다른 영화들처럼 <열대병> 역시 서로 다른 두 개의 이야기를 어슷하니 붙여놓고 있다. 전반부는 군인과 시골청년의 게이로맨스를 비교적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고 후반부는 한치 앞도 보이지않는 캄캄한 밤 숲속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초자연적 판타지를 다룬다(물론 두 이야기를 억지로 연결시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큰 의미는 없다). 앞부분은 태국이라는 보수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감독 자신의 성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판타지로 풀어낸 이야기임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문제는 후반부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영화는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다. 시계(視界) 제로인 밤의 정글에서 영화를 따라 태국의 전설과 우화, 영적인 세계로 빨려들어가다보면 관객은 온몸의 감각이 열리고 자신의 귀가 내면을 향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그런데 도대체 두 이야기는 어떻게 연결되는거지?

맹수진 / 서울독립영화제2007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