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전효정 | 2013 | Fiction | Color | HD | 18min 16sec

SYNOPSIS

집에 가고 싶지 않은 소년이 빗속에서 우산이 없는 소녀를 만난다. 그들이 함께 집으로 가는 길. 그리고 집에 도착했을 때 밝혀지는 비밀.

DIRECTING INTENTION

세상에 단 둘뿐이었던 그들의 이별.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전효정

전효정

2012 <미자>

STAFF

연출 전효정
제작 최상규
각본 전효정
촬영 김동혁
편집 전효정
조명 이만희
미술 박상화
녹음 조예리
믹싱 문재홍
조연출 김민영, 이선영
출연 백지형, 조수향, 유하복, 이상우, 곽은주, 최원, 강남규, 이한모

PROGRAM NOTE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가 내린다. 우산이 없는 소녀가 주춤대자 우산을 씌워 주고 동행하는 소년. 소녀는 그를 뿌리치지만, 소년은 한사코 그녀를 쫓는다. 그리고 높은 달동네 언덕에서 함께 저 멀리 고급 아파트촌을 바라본다. 그들의 관계와 대화는 분절적이다. 소녀는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 하고, 무슨 연유인지 소년의 손목엔 상처가 나 있다. 그들은 어쩐지 서로 아는 사이인 듯 보인다. 서로를 연민하는 그들의 순간. 두려움과 경계는 희미하게 사라져 간다. <집으로>는 언뜻 전형적인 드라마의 외피를 가지고 있는 듯싶지만, 시제를 과감하게 혼용하여 개인의 역사를 마주 보게 한다. 소년은 소녀의 과거로 갔고, 소녀는 소년의 현재를 어슬렁거린다. 영화는 그들이 왜 만나야 했는지 혹은 만나고 싶어 했는지를 추적하며 나아간다. 달동네의 가파른 계단과, 비 오는 골목길, 단정한 교복 차림의 소녀, 그녀가 암송하는 영어 단어, 왠지 슬퍼 보이는 소년과 저쪽에서 아이를 업고 가는 여인, 그 모두를 감싸는 노란 불빛. 소년과 소녀의 짧은 만남 안에는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정서가 사이사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다. 달동네는 이제 쉬이 찾기 어렵고, 그곳에 켜켜이 쌓였던 욕망들은 도시의 불빛 속에 또 다시 길을 잃었다. 어쩌면 우리도 다르지 않을 터이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3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