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열씨 오구굿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본선경쟁(단편)

강지원 | 2013 | Documentary | Color/B&W | HD | 31min 52sec

SYNOPSIS

망자의 혼을 달래 극락왕생을 비는 오구굿은 굿에 참여한 이승의 산자와 저승의 망자에게는 한바탕 잔치이자 그것 자체가 한국 연희 역사의 중요한 예술적 전통이다. 카메라는 오구굿을 준비하는 허창열 씨 친구들의 모습과 망자의 혼이 굿판에 불리어 나오는 과정을 담담히 담아낸다.

DIRECTING INTENTION

세습무의 굿은 예술성, 연희성이 강조되고 신보다는 굿판에 오신 굿 손님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망자를 위해 굿을 진행하지만 동시에 망자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위로와 복을 비는 오구굿 판이 그토록 비통한 것만이 아니라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FESTIVAL & AWARDS

2013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3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3 제13회 광주국제영화제

DIRECTOR
강지원

강지원

STAFF

연출 강지원
제작 김서진
촬영 강지원, 민성원, 이재민
편집 강지원
음악 황민왕
미술 최고야
출연 허창열, 선영욱

PROGRAM NOTE

이 영화는 허창열 씨의 죽음을 알리며 시작한다. 그의 친구들은 망자의 혼을 불러다가 무대 위로 모신 뒤 쑥물, 향물, 맑은 물에 씻기고 그가 좋아했던 춤을 실컷 추게 한 뒤에 평소 좋아했던 나이키 운동화를 신겨 보내 주고자 한다. 정성껏 준비한 무대 위로 망자를 기억하는 자의 목소리가 흐른다.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한 오구굿이 시작된다.
오구굿은 경상도와 강원도 영동 지방에서 집안의 무업을 물려받은 세습무가 연행하는 것으로, 점을 볼 수 없고 제사만 지낼 수 있기에 자연히 예술적 요소가 중시되었고 공연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고 영화는 말한다. 영화는 오구굿이 펼쳐지는 무대와 허창열 씨의 사진과 영상을 교차하며 담아낸다. 산자들의 입으로 알게 되는 망자의 삶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느끼게 한다. 그의 삶을 알아 갈수록 그의 죽음을 깊게 되새기게 되고, 굿이 절정으로 치닫게 될 때쯤 오구굿의 의미는 한층 와 닿는다.
<허창열씨 오구굿>은 극을 가미하여 굿을 새롭게 재조명한 영화다. 영화의 설정은 정서적인 거리를 좁혀 관망했던 우리를 깊숙이 관여시키고, 굿에 대한 편견을 덜어 내는 데 일조한다.

신미혜/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