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이요괴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새로운 선택

박천규 | 2014 | Fiction | Color | HD | 25min 8sec

SYNOPSIS

건넌방 어머니의 생사도 모르는 원기. 그의 집에 정체불명의 여인이 나타나며 불투명했던 가족관계는 회복된다. 하지만 원기의 집은 점차 습기와 곰팡이로 뒤덮여 간다.

DIRECTING INTENTION

사회와 단절된 비운의 남자가 꿈꾸는 보다 행복한 삶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한국단편 특별상
2014 제4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4 제9회 파리한국영화제
2014 제56회 빌바오국제다큐&단편영화제
2014 제37회 푸아티에영화제

DIRECTOR
박천규

박천규

2011 <배설물> 


2012 <레슨>

STAFF

연출 박천규
제작 홍기원
각본 박천규
촬영 신현규
편집 이해민
조명 류시문
음악 윤무진
미술 김승희
출연 강태영, 하윤경, 이용녀

PROGRAM NOTE

낡디 낡은 허름한 셋방집은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하고, 몸이 아픈 어머니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집주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밀린 월세를 닦달한다. 이미 오랫동안 실업자 신세인 듯한 청년은 의욕을 상실한 채 하루종일 집 안에 누워 잠만 잔다. 청년의 삶이 바뀌는 것은 꿈 속에서 만났던 정체불명의 여인이 나타나면서부터다. 그녀로 인해 청년의 집은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어머니의 건강과 가족들의 웃음을 되찾는다. ‘우렁각시’ 설화는 이미 여러 번 영화의 모티브로 사용된 바 있지만, <팡이요괴>는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습기가 차오르고, 가구가 부식하고, 장판이 썩어가고, 벽지가 곰팡이로 뒤덮여 갈수록 청년의 행복은 점점 더 완전해진다. 이러한 반어적 점층법은 영화를 극단적인 그로테스크함으로 이끈다. 비가 내리는 집 안에서 세 가족이 우산을 쓰고 TV를 보고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은 그 정점이다. 고속촬영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무빙쇼트들은 탐미적인 요소를 더욱 강화한다. 필연적으로 <팡이요괴>는 생활고를 극복하지 못해 동반자살을 선택한 일가족의 이야기나, 소외계층과 독거노인의 방치된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쓸쓸한 죽음 뒤에도 주위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부식되어 가던 그들이 생전에 품었을 행복이 아마 이 영화에서의 환타지와 같지 않았을까? 가족들이 한 데 둘러 앉아 따뜻한 밥한끼를 함께 하는 그 소박한 희망. 이 영화는 비참한 현실의 무게에 눌리어 주검이 되어간 사람들을 향한 진혼곡이다. 

장훈/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