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야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단편

이란희 | 2014 | Fiction | Color | HD | 18min 33sec

SYNOPSIS

결혼 전날 밤, 짐을 챙긴다.

DIRECTING INTENTION

엄마와 헤어질 수 있을까?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이란희

이란희

2005 <열아홉, 스물>
2006 <먹는 게 더 좋아? 노는 게 더 좋아?> 
2009 <파마>

STAFF

연출 이란희
제작 신운섭
각본 이란희
촬영 엄태식
편집 이란희
조명 최종하
출연 윤보라, 김태회

PROGRAM NOTE

딸은 집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결혼전야. 어머니 역시 그녀를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연극을 했던 딸은 빼곡한 예술 서적을 정리하고, 어머니는 투박한 시장 통닭을 사온다. 대화 중 어머니가 ‘시집’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표현한 말에, 딸은 동등한 ‘결혼’이라며 까칠하게 나선다. 사위라도 연극을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걱정의 말엔, 자아를 버리면서까지 결혼은 왜 하냐며 응수한다. 어머니는 하나라도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고, 딸은 그저 무겁고 귀찮다. 살아오며 아웅다웅했을 그녀들의 앞선 시간이 눈에 선하다. 결혼전야라고 하면, 직관적으로 애틋함이 넘쳐나는 일들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드라마의 환영일 뿐이다. <결혼전야>는 결혼 전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이야기를 부풀리고 과장하는데 주력하지 않는다. 평범한 모녀의 구체적인 시간을 유난스럽지 않게 담아내며, 영화는 오히려 세대와 여성의 보편에 접근한다. 그것은 마치 기름에 손을 데어도 호들갑 떨지 않은 어머니의 태도를 닮아 있다. 무심히 베넷저고리를 꺼내 보내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곳. 세월의 풍파를 겪어낸 단단함이 배어 있는 오래된 집. 영화는 그들에게 은근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14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