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35mm 단편영화 특별전
류승완 | 2000 | Fiction | 35mm | Color+B&W | 96min
SYNOPSIS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영화. 열등감에 찌든 공고생 석환, 성빈과 예술고 학생들과의 싸움 <패싸움>, 교도소에 갔다 온 성빈이 자신이 죽인 현수의 악령과 싸우는 <악몽>, 경찰이 된 석환이 조직 폭력배 보스를 잡기 위해 싸우는 <현대인>, 고등학생인 석환의 동생이 성빈을 따라 폭력배가 되어 벌이는 조직 간의 혈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이어진다.
FESTIVAL & AWARDS
1999 제2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도전 부문 최우수작품상, 관객상 (<현대인>)
2000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PSB관객상
2001 제38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
DIRECTOR

류승완
1996 <변질헤드>
STAFF
연출 류승완
PROGRAM NOTE
지금은 저예산 장편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일이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지만, <죽거나 혹은나쁘거나>가 등장한 2000년만 하더라도 이 영화의개봉은 기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네 편의 단편을 하나로 엮은 영화는 천신만고 끝에 극장에 걸릴수 있었고, 서울에서 약 6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연착륙은 아니었지만 이 영화 이후 주류 영화계의 공고한 벽은 조금씩 허물어졌다. 21세기에 한국영화의 지형도가 바뀌었다면 한 축엔 바로 이 영화가 있다.액션에 대한 야심, 생생하게 살아 있는 대사, 거침없이 드러내는 자기 과시적 스타일, 폭력과 운명의 악순환…. 하지만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캐릭터다. 고삐리, 전과자, 꼰대, 짭새, 건달, 양아치 등은 영화 내내 서로 충돌하면서 동력을 생산하고, 그 힘으로
질주하는 영화는 죽음의 종착역으로 치닫는다. 산업에서 요구하는 이른바 ‘웰메이드 무비’와는 거리가 있지만, 액션과 호러를 오가는 장르적 오지랖, 때론 과하게 느껴지는 비장미
그리고 길거리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묘한 ‘아우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다. 눈발 날리는 흑백화면 속에서 칼받이가 된 류승범이 죽어가는 장면은 언제 봐도 저릿한 쾌감. 류승완 감독의 등장 못지않게 류승범의 발굴은 이 영화의 큰 수확이며, 정재영, 임원희, 안길강 등의 리즈(?) 시절을 만나는 잔재미도 놓칠 수 없다.
김형석/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