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 로맨스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장편

오창민 | 2014 | Fiction | Color | DCP | 100min 25sec

SYNOPSIS

가을 산을 오르는 우기와 상범, 오기로 했던 수진이 불참하면서 단풍맞이 단합대회는 목숨을 건 자존심 싸움으로 변한다. 노처녀 삼인방 수진, 미아, 효정이 떠나는 삐걱거리는 여름 휴가 핫썸머 바캉스. 그리고 풍기로 향하는 수진과 우기의 달려라 눈꽃열차.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세 가지 거짓말을 담은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누구나 일관성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한다. 하지만 일관성으로, 논리로, 하나의 잣대로 사람의 감정을 설명하긴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난 늘 이중적이다. 그래도 이중성을 가진 불안한 존재라니... 참 인간적이지 않은가?

FESTIVAL & AWARDS

2014 제14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오창민

오창민

2006 <추위에 날무대가리가 터진게지> 


2007 <누군가의 첫사랑> 


2010 <단풍맞이 단합대회> 


2010 <노곤한 겨울> 


2012 <핫썸머 바캉스> 

 

STAFF

연출 오창민
제작 김솔, 오가음
각본 오창민
촬영 이형빈
편집 한유선
조명 고용진
음악 정교임, 김동휘
미술 김정희
출연 이응재, 최은아, 조석현, 이민아, 이서림, 오대환, 이준혁, 이석호, 정재진, 박명신

PROGRAM NOTE

다정하고 선한 심성을 지녔으나 그리하여 종종 ‘찌질이’로 놀림받는 우기는, 수진을 향한 자신의 진심을 수컷의 욕정으로만 폄하하는 친구 상범이 얄미워 어쩔 줄을 모르겠다. 얼마 전 실연을 한 수진은 친한 친구들에게까지 곧은 자세로 평상심을 가장하려 애쓰지만, 추억의 여행지에서 자꾸만 핸드폰을 흘깃거리는 눈길은 감출 수가 없다. 그렇게 각자의 사연을 등에 진 우기와 수진은 인삼 구입을 핑계로 풍기행 눈꽃열차에 올라탄다. 친구, 혹은 헤어진 애인의 비아냥처럼 절대 ‘그렇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남자와 여자의 이 ‘당일치기’ 여행은 어떻게 끝이 날까. 영화는 제목 그대로 춘하추동 사계절을 가로지르며 오해와 착각, 허언과 허세가 난무하는 연애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핸드폰에 저장된 옛 애인의 이름을 ‘개새끼’로 고쳐 쓰면서도 걸려오는 전화에 내심 우쭐해지는 마음이랄지, 당신을 향한 나의 맘은 순정이라 강변하면서도 내밀어진 하얀 손을 거부하지 못하는 속내 등등. ‘뻔뻔’하게도 ‘로맨스’라 이름 붙인 이 영화를 귀엽게 봐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철없음과 유치함에 대한 솔직한 고백 때문일 것이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대사들에서 정곡을 찌르는 조소와 풍자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세 개로 나누어진 각 챕터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근거가 되는 장편의 서사로 읽어도, 개별의 이야기로 즐겨도 충분히 즐겁다.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배우 이응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이 영화가 소중한 이유다.

김하나/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