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감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특별초청 단편
조현아,김수정 | 2015 | Animation | Color | HD | 4min 37sec
SYNOPSIS
한적한 밤, 외딴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있다. 운전자는 졸음운전을 하고 있고, 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여우 한 마리가 자동차에 치이고 만다. 당황한 운전자는 현장을 재빨리 벗어나지만, 얼굴에 비친 마음속 죄책감은 감출 수 없다.
DIRECTING INTENTION
로드 킬은 지구상에서 너무나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끔찍한 일 중 하나이다. 나와는 먼 이야기 같지만 누구나 로드 킬을 당한 동물사체 한 번쯤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엔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고개를 돌리면 잊게 되어버렸을 정도로 빈번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관객은 이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외면하려고 했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는 ‘로드 킬’ 행위 자체에 대한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가지는 것뿐만이 아닌, ‘로드 킬’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 태도, 인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관객은 이 이야기가 로드 킬에 대해 무책임하고 잔인한 인간의 태도가 멈추지 않는 순환고리처럼 반복되는 이야기임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자신도 그 순환고리 중의 하나였음을 깨닫고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1회 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조현아

김수정
STAFF
연출 조현아, 김수정
제작 조현아
각본 이주현
편집 김수정
음악 개화만발
목소리 홍범기
PROGRAM NOTE
어두운 밤길. 저 멀리 공사장이 보이는 좁은 도로를 따라 자동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늦은 밤, 꾸벅꾸벅 조는 주인공. 그리고 무엇인가에 부딪힌 듯 덜컹대는 자동차. 그리고 차 앞에 나타는 붉은 여우.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그만 부딪히고 만다.달리는 차에 치여서 죽어가는 동물의 모습은 로드 킬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작품의 메시지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여우, 고래, 곰, 침팬지 이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동물들이다. 길에서 죽임을 당하는 동물의 이야기로 시작한 작품은 인류에 의해 멸종되어 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나아가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꼈던 주인공이 어느 순간 오히려 엑셀을 밟으며 속도를 올리는 장면을 통해,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고 있는 폭력에 무감각해진 인간의 모습을 소름 끼치게 보여준다. 우리는 넓은 도로를 얻었지만, 그를 위해 죽어간 그리고 죽어가고 있는 동물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이러한 메시지를 애니메이션 장르의 특징을 잘 살려, 짧은 시간에 함축적으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도로가 고래가 살고 있는 바다로 변한다거나, 북극곰이 살고 있는 빙하로 표현한 것은 자칫 도식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의 배경을 도로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 잘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최유진/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