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들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본선경쟁 단편

손경수 | 2016 | Fiction | Color | MOV | 14min 58sec

SYNOPSIS

대학교 항공우주학과 졸업을 앞둔 영진은 시골에 내려가 살겠다는 쌍둥이 동생 영선을 이해할 수 없다. 반면 글을 쓰려는 문학도 영선은 졸업 논문과 취업 걱정에 허덕이는 영진이 안타까울 뿐이다.

DIRECTING INTENTION

많은 친구들이 진공상태에서 유영을 하듯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었다. 대개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모두의 한숨 같은 선택처럼 우리는 도시에 남아있을 뿐이지만, 혹시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갈 수 없는 곳은 그게 어디이건 간에 우주 저 바깥처럼 멀게 느껴진다. 한 발짝 딛기가 참 힘든 것은 우주를 닮았다. 모두 우주비행사들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먼저 떠난 상상력들은 지금의 우리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묻는 마음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손경수

손경수

STAFF

연출 손경수
제작 건국대학교
프로듀서 이현지
각본 손경수
촬영 김진형
편집 손경수
조명 김진형
음악 윤태인, 손경수
미술 윤동희
출연 박용혁, 배유람

PROGRAM NOTE

영진과 영선(박용혁 배우가 1인 2역을 연기했다!)은 형제다. 쌍둥이지만, 그들이 놓인 처지는 정반대다. 형 영진은 이과 출신으로 자연과학을 연구한다. 문창과 출신의 동생 영선은 글을 쓰고 싶다며 취직 대신 시골집에 내려간다. 영진은 원하는 건 아니지만, 생계를 위해 연구실에 처박혀 교수님의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영선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던 중 스스로 죽음을 맞는다. 이전에 둘은 식당에서 만나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시골로 내려간다는 동생의 결정에 형은 말한다. “엄마 보험금도 다 떨어져 간다. 나 돈 없다.” 그러자 동생은 이렇게 받아친다. “반대로 생각해. 부양할 가족이 없잖아” <우주비행사들>은 똑같이 생겼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형제를 통해 우주의 신비에 접근한다. 삶은 살아 있는 동안에만 해당하는 개념이 아니다. 생(生)과 사(死)가 이어져야 완성되는 것이다. 그처럼 <우주비행사들>은 반을 접었던 종이를 펴듯 영진과 영선 형제가 마주한 혹은 나란히 걷는 이미지부터 동생 영선이 컴퓨터, 즉 온라인에 남긴 영상을 오프라인의 형이 바라보는 사연까지, 온통 대칭의 개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게 둘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는 것 같아도 이를 가로지르는 각자의 시간이 삶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인터스텔라>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는 대목을 ‘쌍둥이 패러독스 Twin Paradox’ 버전으로 개비한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