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심세부 | 2016 | Fiction | Color+B&W | MOV | 23min

SYNOPSIS

자존심 강한 60대의 악사와 그의 무뚝뚝한 하인이 인생 최고의 노래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남쪽 해변을 여행한다. 그리고 그들을 산신으로 착각한 어린이 부족에 의해 매복 공격을 당한다.

DIRECTING INTENTION

<음유시인>은 로드 무비의 형식에 코미디, 서부극 그리고 우화의 기법을 섞은 판타지이다. ‘아무데도 가지 않은, 아무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세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동서양의 다양한 신화적 코드를 빌려온다. 고대 그리스의 카론과 스틱스 강 신화, 고대 북유럽의 바이킹의 배 장례식 신화, 게르만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신화, 한국 무속의 산신과 오방신, 한국 불교의 원효 대사와 해골바가지, 그리고 미국 블루스 음악의 로버트 존슨과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신화 등. 다양한 토속 신화들을 섞어 구성하는 <음유시인>은 그러나 죽음을 대면하는 개인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시대와 국적을 초월한 보편적 주제를 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

2013 An Urban Story
2014 The Urban Suite
2014 동心 One-minded

심세부

심세부

2013 An Urban Story
2014 The Urban Suite
2014 동心 One-minded

STAFF

연출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 심세부
제작 김병준, 허제민
각본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 심세부
촬영 최성호
편집 포레스트 이안 엣슬러, 심세부
조명 박현우, 허세준
음악 하찌, 크레망
미술 린상아오진, 후시유, 이크람 벤츠리브, 김나경, 유재헌, 안기현, 레이철 버이르, 정소은, 수나미
CG 후이 피게이레도, 제로므 멧트링, 김건, 정용재
사운드 토마 가타
출연 하찌, 텟수 코노, 이화진, 강산에

PROGRAM NOTE

<음유시인>은 백발 악사의 우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풍경을 보여준다. 바닷가에 선 악사는 세상의 모든 바닷물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세상을 달관하는 이가 된다. 그는 왕년에 왕과 왕비를 위해 노래하던 악사였지만, 지금은 ‘음악의 신’이 되어 배를 타고 세상을 유영한다. 그의 배는 바다가 아닌 선로를 따라 움직인다. 아이들은 악사를 산신으로 착각하고 터널 속에선 악사를 아빠라고 부르는 여자와 곧 앨범을 내게 될 거라는 밴드와 음악하는 자식은 필요 없다는 남자가 차례로 나타나 악사에게 말을 건다. 악사는 때로는 이들에 동화되며 때로는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콧방귀를 끼지만 그 모든 장면을 풍경처럼 지나간다. 선로 위를 달리는 배는 멈춰 설 순 있지만, 삶의 시간들을 거슬러 돌아갈 순 없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가 갓을 쓴 남자의 레코더에 들려주는 노래는 삶의 선로를 달려온 악사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다. 남자가 묻는다. “이게 다입니까?” 악사가 대답한다. “할만큼 다했습니다.” 영화는 바다와 산속 길, 그리고 고층빌딩이 즐비한 도시라는 공간을 실험적 형식을 통해 신화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현실의 삶을 초월적 세계로 안내한다. 악사를 연기한 하찌의 노래와 삶의 여정이 여기에 오버랩 된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