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심명훈 | 2016 | Fiction | Color | MOV | 29min 27sec
SYNOPSIS
카프카를 동경하는 철수. 그는 매일 일진인 수철의 무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결국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일진 무리들은 건물 앞에 쓰러져 있는 카프카를 보고 놀라는데...
DIRECTING INTENTION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리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첫 문장이 대한민국에서 재연되고 있다. 언제까지 벌레, 개돼지 취급을 받으며 살아 갈 것인가! '변신'하자! 그 무엇이 됐든 순siri 보단 낫지 않겠는가!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심명훈
2008 <너무 많이 쓴 사나이>
2009 <드라이브>
2011 <틈>
2014 < 1% >
STAFF
연출 심명훈
제작 심명훈
각본 심명훈
촬영 강문봉
편집 최윤역
조명 조현진, 김기한
미술 심명훈
동시녹음 전영기 (raon records)
VFX 최용웅 (AWESOMEBOYZ)
출연 채우식, 양현진, 한규원, 한창헌, 김주현, 이유진, 어하연, 이신호, 천지훈
PROGRAM NOTE
고등학생 철수에겐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돈을 빼앗고 놀리고 손찌검을 하는 아이들에게 매일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철수가 잠시나마 위안을 찾는 건,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로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카프카의 <변신>을 읽을 때뿐이다. 아이들은 그런 철수를 ‘카프카’라고 부른다.
괴롭힘을 주도하는 수철(철수와 글자 순서만 바뀐 이름)은 주변 아이들을 공룡, 뿔테, 마스크라고 부르며 강압적으로 권력을 휘두르지만, 아이들이 거침없이 그 명령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든 마지못해서든 결국 폭력에 가담하거나 혹은 방관한다. <카프카>는 20분이 넘게 이어지는 이 괴롭힘의 과정을 매우 집요하게 보여 준다. 이때 카메라는, 아이들과 함께 있는 또 한 명의 인물인 듯, 아이들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이고 아이들이 서면 동시에 멈추면서 불안한 감정을 전달한다.
점점 심해지기만 하는 폭력에 결국 철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변신>의 그레고리 잠자처럼 변신한다. 발에 밟혀 맥없이 죽어 버리는 바퀴벌레가 아니라, 인간의 힘을 초월한 거대한 존재로.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소년의 절망적인 판타지가 아니었을까? 영화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재개발구역의 폐허는 마치 모든 토대가 붕괴되어 버린 ‘지금 이곳’의 은유처럼도 보인다.
김은아 / 서울독립영화제 인디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