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단편

조한솔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3min 44sec (E)

SYNOPSIS

39살. 두 아이의 엄마.
미숙은 어느 날 염색을 한다.

DIRECTING INTENTION

작품 속 중년여성 '미숙'의 심리를 그녀의 하루 일과와 염색이란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합니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중년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중년여성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22회 인디포럼
2017 제16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7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2017 제02회 올빼미픽쳐스영화제

DIRECTOR
조한솔

조한솔

2010 <>

2012 <지구 최후의 멜로>

2014 <휠체어>

STAFF

연출 조한솔
제작 이수행
각본 조한솔
촬영 김민영
편집 김준희
조명 김민영
음악 백지현
출연 민효경, 정수미, 김주영, 박재현, 육지민

PROGRAM NOTE

“희미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주인공은 희어져 버린 새치 한 가닥을 바라보며 말한다. 자신은 돌볼 새 없이 가족만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미숙. 어느 날, 미숙은 ‘누구의 엄마’라는 경계에서 벗어나게 함과 동시에 그 동안 잊고 있던 자신에 대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하루를 보낸다. 희미해져 간다는 건, 비단 하나 둘 생겨나는 그녀의 흰 머리카락뿐만이 아닐 것이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불리며 살아왔던 이 일상 속에서 그녀 자신의 존재 역시 희미해져 간다는 뜻일 터다. 집에 돌아와 미숙은 염색을 한다. 그렇게 미숙은 스스로를 다시 찾으려 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나라는 존재로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마트에서 염색약을 한참을 보고는 다시 내려놓고 돌아왔다가도 결국은 염색을 하고 마는 미숙의 모습은, 마치 망설이게 하는 것들 너머에 마침내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들이 있다는 걸 말해 주는 듯하다. 문득 엄마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본다. 엄마가 아닌 존재로 엄마를 바라보려 하니, 익숙하면서도 아주 낯선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내 눈 앞에 이 사람이 ‘나의 엄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저 ‘지금’ 나의 엄마로서 존재하는 것뿐 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닫는다. 갑자기 나의 엄마가 아닌 엄마의 삶이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경준 / 서울독립영화제2017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