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스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경쟁부문 장편
이일하 | 2017 | Documentary | Color+B&W | DCP | 98min (K, E)
SYNOPSIS
오늘만 살아가는 남자, 야쿠자 다카하시는 어느 날 헤이트 스피치(혐오 데모)를 목격한다. 데모에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것을 느낀 그는 야쿠자를 그만두고 혐오 데모를 저지하는 카운터스의 편에 서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모아 폭력을 불사하는 초압력 조직 오토코구미(男組)를 결성한다. 전직 야쿠자가 혐오주의자들에게 날리는 카운터 펀치가 시작된다.
DIRECTING INTENTION
혐오시위를 눈앞에서 목격한 순간, 현실감이 상실되었다. 투명한 물에 빨간 물감이 퍼져나가듯 순식간에 모든 것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혐오의 반대편에는 카운터스(혐오 데모 저지자들)가 있었다. 이들은 혐오 데모를 저지하기 위해 도로를 점거하며 온몸으로 맞서고 있었다. 어떤 이는 머리를 쓰고, 어떤 이는 몸을 쓰며, 또 다른 이는 법을 만들려 노력하는등 각자의 재능을 이용해 혐오에 맞서 싸우며 커다란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경제 침체기 우경화의 과정에서 태어난 혐오와 배제.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 사회의 분투기를 통해서 사회를 구성하는 좌/우의 신념을 제시하며, 그 신념의 가치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또한 주인공의 신념이었던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혐오를 없앤다.’라는 테제를 통해 육체의 폭력, 표현의 자유에 의한 폭력, 권력의 폭력이라는 세 가지 폭력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2017 제0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아름다운 기러기상
2017 제04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
DIRECTOR

이일하
2006 <라테지수>
2008 <로드맨터리>
2010 <금붕어, 그리고 면도날>
2015 <울보 권투부>
STAFF
연출 이일하
제작 exposedFilm
조연출 김창원
촬영 이일하
편집 이일하
음악 노영래
컴퓨터 그래픽 유현섭
출연 다카하시, 사쿠라이, 기모토, 아리타
PROGRAM NOTE
시민 운동가 혹은 사회 활동가에 관한 얼마간의 전형적인 이미지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은 점잖고 예의 바르며 냉정하면서도 상식적이고 따뜻하다. 그렇다, 많은 이들이 그렇다. 그런데 전부는 아니다. 뭐랄까, 이 사람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카운터스>의 카운터스(혐오 시위 반대자들)들이 그렇다. 우경화된 일본에서는 재일 한국인 혐오 시위가 나날이 번져간다. 그들은 혐오를 정당화하고 권력화하려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저 혐오를 막을 수 있는가. 점잖고 예의 바르며 냉정하면서도 상식적이고 따뜻하게 저들을 설득해야 하는가. 아니 그런 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들이다. 카운터스 중에서도 ‘오토코구미’라고 불리는 집단의 사내들이다. 행동대장 다카하시를 보자. 그는 거칠고 폭력적이다.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이 사내의 전직은 야쿠자다. 그는 그저 저 혐오가 잘못되었고 남자로서 할 짓이 아니라는 사명감으로 혐오 시위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방법은 하나다. 혐오주의자들을 압박하고 겁박해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무섭고 가까이하기 어려운데 옳게 행동하는 기이한 사람이다. <카운터스>는 강력한 인물들, 흥미로운 현장들, 활력 넘치는 촬영과 편집, 그리고 옳고 그름에 관한 흥미로운 쟁점들을 끌어안은 열정적인 다큐멘터리다.
정한석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