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경쟁부문 장편
김대환 | 2017 | Fiction | Color | DCP | 99min 50sec
SYNOPSIS
미술학원 강사 수현과 작은 회사의 계약직 직원 지영은 동거 6년 차 커플이다. 수현은 지영이 한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약속된 일정으로 지영의 부모님을 만나러 인천으로 가는 두 사람. 단순한 집들이로 생각했던 수현과 지영에게 지영의 어머니는 결혼을 강요한다. 긴 하루를 보내고 잠을 청하는 두 사람. 수현은 그동안 피해왔던 자신의 가족들과 마주할 각오를 하고 지영과 함께 동쪽의 끝 삼척으로 향한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의 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크게 공간으로는 서울과 인천, 삼척을 담고 싶었고, 동시에 대관령 고개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결혼과 인생이 고개를 넘는 것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인천에서는 일몰을, 삼척에서는 일출을 만나게 되면서 작은 변화를 겪게 되는 두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연기 연출은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즉흥적인 상황속에서 저와 배우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2017 제05회 무주산골영화제
2017 제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베스트이머징디렉터상
DIRECTOR

김대환
2014 <철원기행>
STAFF
연출 김대환
제작 봄내필름
각본 김대환
촬영 손진용
편집 김대환, 장우진
미술 정보람
출연 조현철, 김새벽
PROGRAM NOTE
동거한 지 5년을 훌쩍 넘긴 남녀가 있다. 남자는 미술 강사로, 여자는 방송국 계약직으로 일한다. 경제적, 심리적으로 결혼을 할 여유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둘은 소박하게 사이좋다. 우리는 이들이 한 번은 인천에 사는 여자의 부모를 만나러 가는 길에, 다른 한번은 삼척에 사는 남자의 부모를 보러 가는 길에 동행하게 된다. 여자는 속물적인 엄마의 욕망에 마음을 다치고 남자는 상처투성이에다가 궁상맞기까지 한 부모들의 관계에 신물이 난다. 이 커플을 두 가족의 풍경들 속에 밀어 넣기만 했음에도, 둘의 대화나 행동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각각의 내밀한 상처나 기질, 그리고 어린 시절의 기억 같은 것들이 어렴풋이 감지된다. 이들 사이에 굳이 특별한 사건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감독은 전작인 <철원기행>에서도 폭설이라는 최소의 영화적 한계를 두어 흩어졌던 가족들을 한정된 시공간 안에 가까스로 붙여두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돌출되는 사연들이나 내면을 통해 한 가족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았다. <철원기행>이 특정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힘을 주어 순간들을 바라본다면, <초행>은 상황에서 상황으로의 이행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는 인상에 더 가깝다. 어딘지 즉흥적인데,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그 생기를 조율하며, 가족사라는 드라마 앞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물 흐르듯 움직이고 싶어 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