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단편

조윤경 | 2017 | Fiction | Color | MOV | 12min 10sec (E)

SYNOPSIS

혼자 사는 여자의 집에 물이 차오른다.

DIRECTING INTENTION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 많은 여자들이 말하지 못할 비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녀들이 느끼는 두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조윤경

조윤경

STAFF

연출 조윤경
제작 황준혁
각본 조윤경
촬영 김상진
편집 조윤경
조명 김상진
미술 김가람
믹싱 조관희
동시녹음 조관희
출연 주가영, 백우영

PROGRAM NOTE

라디오에서 70년만의 대홍수를 알리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 달 동안 계속 비가 내리고 있고 그로 인한 이재민의 숫자는 150만 명에 육박하며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9개월 동안 계속 이어질 거란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하나의 소식. 혼자 사는 여자를 성폭행한 범인이 경찰에 잡혔다가 탈출했단다. ‘혼자 사는 여자’ 현이(주가영)는 이 뉴스를 들었는지 한 귀로 흘렀는지 집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빗물을 막기 위한 작업으로 여념이 없다. 그녀가 잠든 사이 한쪽 방으로부터 연결된 빨간 실 하나가 움직인다.
<홍수>는 도망친 성폭행범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는 여자의 이야기인가? 현이 집 창문으로 낯선 남자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근데 현이가 낌새가 이상한 방의 열쇠 구멍을 엿본 후 전 남자 친구와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걸 보면 또 다른 사연이 있어 보인다. 대체 어느 쪽일까? 영화는 굳이 그런 구분일랑 상관없이 현이가 느끼는 불안감의 형태를 홍수의 이미지로 접근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실제로 대홍수를 알리는 뉴스는 관객이 느끼기에 과장이 심하다. 그렇다면 현이가 사는 방은 혹시 그녀의 마음에 대한 은유는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집안으로 줄줄 새는 물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그처럼 <홍수>는 현이의 복잡한 속내를 이미지로 밀어붙이는 영화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