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온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선택장편

변규리 | 2017 | Documentary | Color | DCP | 83min (K)

SYNOPSIS

라디오 DJ로 변신한 SK브로드밴드 설치, 수리 하청 노동자들. 정규직 전환을 위한 파업 소식을 알리기 위해 <노동자가 달라졌어요!>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다. 하청노동자로 일하며 느끼는 서러움, 진상 고객들의 뒷담화, 꿈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라디오 스튜디오는 또 하나의 삶의 무대다. 노동자들은 1차 하청업체의 정규직전환을 바라며 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끝에 1차 하청업체 정규직이 된 이들. 그러나 월급이 반으로 줄어든다. 절반의 성공 앞에서 노동자들의 마음은 조금씩 복잡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노동조합 활동을 함께 했던 봉근은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저마다 독특한 케이블 가이들의 사연이 전파를 타고 흐른다.

DIRECTING INTENTION

‘잘’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구질구질하고 솟아오를 구멍이 없을 것 같은 현실에서도 사람들이 도전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모든 도전이 개인에게 ‘성공’이라는 단어로 결과를 남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의 결과로 함께 걸어갈 친구를 남긴다는 것은 구질구질하고 솟아오를 구멍이 없을 것 같은 현실에서도 사람들이 다시 도전하는 이유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선택한 이들과 함께하게 되어 행복하다.

FESTIVAL & AWARDS

2017 제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관객상
2017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2017 제22회 인디포럼 관객상
2017 제06회 목포인권영화제
2017 제0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변규리

변규리

2014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 공동연출

2015 <거리에서 온 편지> 공동연출

STAFF

연출 변규리
제작 연분홍치마
조연출 넝 쿨
각본 변규리
촬영 넝 쿨, 류형석, 변규리, 최종호
편집 변규리
출연 김용호, 김준홍, 남 훈, 전봉근, 이진환, 변규리, 이슬기, 이세린, 이종삼, 임정득, 장연의, 장연주, 정세희, 강세웅, 오진호,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 노동조합,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PROGRAM NOTE

SK브로드밴드 금천 광명 지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역공동체 라디오에서 팟캐스트 <노동자가 달라졌어요>를 시작한다. 이들은 SK 인터넷 설치노동자들이다. 굴지의 대기업 SK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일을 하지만 이들은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다. 대기업의 하청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이들은 아파트나 주택의 인터넷 설치 노동을 하면서, 신분의 불안정성은 물론이고, 작업 자체의 위험성과 어려움, 주말까지 이어지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게다가 고객을 상대로 하는 감정노동에 시달려야 한다. 결국 한계점에 다다른 그들이 지구별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장기투쟁에 돌입한다.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마치 자신의 무능인 양 감내해야만 했던 이들이 지역 라디오 방송의 마이크를 잡고, 사측과 비조합원 등과의 갈등 그리고 가족에 대한 책임의 압박 속에서 일과 투쟁을 병행해야만 한다. 변규리 감독의 카메라는 오랜 시간 동안 이들이 보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매 순간 치열하게 부대끼는 과정, 무엇보다도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속내를 드러내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결국, 눈물겨운 투쟁의 승리를 통해 이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실질 임금의 대폭 하락이며, 노조를 일구어낸 이들이 생계를 위해 직장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들이다. 영화 <플레이온>은 우리 주변 노동자들의 흔한 삶의 풍경이 어떤 굴곡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조용히 응시하고 말 건네며, 경청하는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지연 / 서울독립영화제201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