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던 부부 Kim1과 Kim2는, 에티오피아의 외딴 사막 마을에서 ‘페루자’를 만난다. 페루자는 TV만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익힌 꿈많은 17살 소녀지만 곧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 그녀가 결혼을 피할 방법은 먼 도시로 나가 직장을 구하는 것뿐이다. 부부는 이후 여행일정을 포기하고 페루자와 꿈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기로 한다.

페루자와 함께한 2주간의 여행은 우리가 꿈을 대하는 방식, 여행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놓았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페루자의 꿈을,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응원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2017 제25회 아니마문디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2017 제0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2017 제13회 인디애니페스트
2017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기적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났다. 신혼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하던 한 신혼부부는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에티오피아의 한 외지 마을에서 페루자라는 소녀를 만난다.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부모님의 일을 도우면서 살아가는 심성 고운 그녀는 놀랍게도 한국어를 포함해 5개 국어에 능통했다. 부부는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페루자를 보자마자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페루자의 기구한 운명과 사연을 알게 된다. 페루자의 어머니는 폭압적인 전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새 가정을 꾸렸지만, 전 남편은 잊을만하면 찾아와 페루자와 어머니를 괴롭힌다. 그런 페루자의 고단한 삶에 안식을 주었던 것은 텔레비전이었다. 특히 그녀는 한국 드라마와 사랑에 빠진다. 고립된 섬과 같은 삶을 살던 그녀에게 거실에서도 지구촌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텔레비전은 마법의 상자와 같았다. 이와 같은 페루자의 성장 과정과 한국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알게 된 한국인 부부는 고심 끝에 큰 결심을 내린다. 그들은 남은 여행일정을 포기하고 페루자가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그 결과 페루자는 새로운 삶의 좌표를 얻게 되고, 그녀의 앞날에 축복과 격려가 쏟아진다. 영화는 우연한 만남에서 인연이 싹트고 그 씨앗이 발아해 기적이 이루어진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도훈 /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