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단편
연제광 | 2018| Fiction | Color | MOV | 17min 1sec (E)
SYNOPSIS
재수생 정윤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큰집에 얹혀 살고 있다.
DIRECTING INTENTION
특정 상황 속에 놓인 인물의 모습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8 제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연제광
2014 < AMNESIA >
2016 < The Guest >
2016 <홍어>
2017 <종합보험>
STAFF
연출 연제광
제작 연제광, 박우성
각본 김가희
촬영 한상길
편집 연제광, 박우성
출연 박수연, 김지원, 탕준상, 신대식, 김미향, 현봉식
PROGRAM NOTE
제목의 ‘표류’는 정처 없어 돌아다니거나 또는 목적이나 방향을 잃고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의미다. 영화의 시작, 차에서 정윤이 아빠에게 몇 개의 생활비 봉투를 받는 설정에서 배경 음으로 들리는 방향지시등 소리가 ‘오도 가도 못 하는’(이 영화의 영문 제목은 ‘stranded’다!) 주인공의 처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처럼 정윤은 지금 큰엄마의 집에서 군식구로 얹혀사는 중이다. 식구이기는 해도 진짜 식구는 아닌 까닭에 자리를 잡지 못하는 정윤은 화면 안으로 수줍게 들어와 목적 없이 이동하다 사라지거나 아니면 화면 밖 목소리로 존재가 드러나는 등 일종의 주변 풍경처럼 전시되는 식이다. 영화는 그런 정윤의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화면 중앙을 내어주기는 해도 뒷모습만 노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헤아릴 수는 있어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나마 화면에서 주인 역할을 할 때는 남동생과 만남에서다. 엄마에게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동생을 살피는 누나 정윤의 마음이 갸륵하기는 해도 이들이 앉아 있는 곳이 지나 가다 앉을 수 있는 주인 없는 벤치뿐이라는 사실이 짠하게 다가온다. 만남도 잠시, 정윤은 큰엄마 네 아파트 복도에서 고모 집으로 향하는 남동생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내려다본다. 아파트 전경이 배경인 이 장면의 카메라는 정윤의 모습을 마치 점의 형태로 비춘다. 정윤을 안쓰 럽게 여기면서도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해 다가가지 못하는 어정쩡한 거리감이 이 영화의 혹은이 사회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만 같다.
허남웅 / 서울독립영화제2018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