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바디

서울독립영화제2018 (제44회)

경쟁부문 장편

한가람 | 2018 | Fiction | Color | DCP | 95min 7sec (E)

SYNOPSIS

긴 고시생활에 지쳐 공부도 삶도 놓아버린 8년 차 행정고시생 자영. 자신을 뒷바라지해주던 엄마와 다투고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하는 자영은 우연히 건강한 생명력으로 가득 찬 현주를 만난다. 현주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생애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자영. 그와 동시에 자영의 첫 사회생활도 시작된다. 오랜 친구 민지가 대리로 근무하는 리서치회사의 아르바이트생이 된 자영. 타인의 시선에는 부족함 많은 삶이지만 현주와 함께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자영에게 새로운 기쁨을 안겨준다. 하지만 강한 육체를 만들어가는 동안 미뤄뒀던 삶의 과제들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자영을 갈등하게 만든다.

DIRECTING INTENTION

무엇 하나 뜻대로 이루기 어려운 현실에서, 우리의 육체만은 노력한 대로 그 성과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이 가치를 갖는 현대사회에서 몸은 타인에게 원하는 대로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자아가 아닐까

FESTIVAL & AWARDS

2018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2018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최희서)

DIRECTOR
한가람

한가람

2017 <장례난민

 

STAFF

연출 한가람
제작 김용훈
프로듀서 박서영
각본 한가람
촬영 이성은
편집 한가람
조명 김주일
음악 이수연 이해인
미술 김영탁
출연 최희서, 안지혜

PROGRAM NOTE

후덥지근한 방 안. 섹스가 끝난 후 남자는 자영에게 공무원은 못 돼도 사람답게 살라는 충고를 남기고 떠난다. 이 말은 이후에 사람같이 살기를 요구하는 엄마와 현실감각 없음을 비난하는 친구 민지에게서 반복된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하며 20대 후반을 보낸 자영은 고시공부를 포기한 순간부터, 서른이 넘어 취직도 못 하는 무책임하고 무쓸모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그러던 어느 날 자영은 동네에서 달리기를 하는 현주에게 무언가에 홀린 듯 빠져들 고, 어느결에 함께 달리게 된다. 영화는 취업하지 못한 30대 싱글 여성의 불안함과 상실감, 욕망을 줄타기하며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성숙한 언니의 몸을 바라보는 어린 동생과 성장기 동생의 몸을 바라보는 언니의 시선, 현주의 탄탄한 몸에 빠져드는 자영의 시선을 통해 아름답고 젊고 건강한 몸을 향한 여성의 욕망을 전면화시킨다는 점에서 자영의 욕망은 낯설면 서도 반갑다. 여성의 몸을 향한 여성의 욕망은 늘 사회적으로 억압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관음증적 시선을 배제한 체, 여성의 신체를 보여주는 카메라의 시선과 연출력이 돋보인 다. 자영을 연기한 최희서는 사회적 관계 맺기에 소극적이지만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몸의 단련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깨닫게 되는 주인공의 감정을 몰입도 있게 보여준다.

배주연 / 영화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