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새로운선택 단편
제이 박 | 2020 | Fiction | Color | DCP | 29min 57sec (E)
SYNOPSIS
경찰이 자살한 딸의 사건 재조사를 거부하자 컴맹 부부는 시위를 위해 직접 현수막을 디자인하기로 결심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DIRECTING INTENTION
디자이너 매튜 카터(Matthew Carter)에 따르면 Georgia 글꼴은 실제로 주나 국가명이 아니라 어느 날 읽은 타블로이드 신문의 "조지아에서 발견된 외계인 머리"라는 헤드라인에서 영감을 받아 명명되었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DIRECTOR

제이 박
STAFF
연출 제이 박
각본 제이 박
제작 강보람
기획 조현준
촬영 조영천
조명 권민구
편집 김현경
음악 김민영
미술 신우정
의상 남도경
분장 정미경
사운드 디자인 양정원
색보정 김동호
VFX 김재진
주연 이양희, 이채경
PROGRAM NOTE
한글 서체로 존재하지 않는, 모니터에 최적화된 영문과 숫자 서체인 조지아 서체를 한글에 적용시켜 보던 여고생 딸은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적어 둔 노란 저금통과 벽 가득히 서체 실험한 흔적을 남기고 죽었다. 집세는 세 달 밀려 있고 인쇄소의 젊은 동료가 몇만 원의 돈을 안 갚아도 된다며 아버지의 손에 쥐여 준다. 딸의 죽음 이후 기억과 말을 잃고 상처가 아물지 않는 얼굴을 한 채, 발음이 새어 나오는 입술로 어머니는 ‘노니아’라고 외친다. 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을 재수사하기를 요청하는 현수막은 딸이 사랑했던 조지아 서체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글로 재현되지 않는 서체, 손으로 한 획 한 획 그어야 하는 서체, 조지아 서체를 선택해서 한글로 인쇄하면 텅 빈 네모만 출력되는 서체. 섣부른 합의를 약속했다가 후회하는 어머니는 교복만 보면 구역질이 난다. 재수사를 촉구하는 아버지는 합의금이라는 것이 누구 좋으라고 만들어진 것이냐고 질문한다. 조지아 서체를 재현하지 못하지만 영화는 두 부부가 잠들어 있는 공간과 꿈속으로 무주구천을 떠도는 딸의 울음소리를 들려오게 할 수 있다. 부부가 학교 사물함에서 딸의 실내화를 찾아와 머리맡에 둔 채 잠이 들었을 때 죽은 딸이 부부를 어떻게 위로하는지 영화는 목격할 수 있다. 이 영화에는 평생을 걸고 약속해야만 하는 가해자의 눈물이 있다. 결과물과 상관없이 그들이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하는 피해자 부모의 부단한 노력과 시도들이 있다. 부부가 사는 동네의 이웃들을 비추는 햇살을 감각하고 광각으로 펼쳐진 시공으로부터 부부가 딸의 신발을 각자 하나씩 안고 딸의 호흡을 느낄 때 다가가는 카메라가 있다. 그리고 배우들의 그 어떤 합의에도 무너지지 않는 시선들이 함께 있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0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