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와 할아버지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단편 쇼케이스

정휘빈 | 2020 | Animation | Color | DCP | 7min 45sec (E)

SYNOPSIS

어릴 적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만을 가지고 있던 민서의 눈앞에 할아버지의 물건이 담긴 상자가 나타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작품을 보는 이들이 기억의 소중한 누군가를 떠올렸으면 했다.

FESTIVAL & AWARDS

2020 제7회 가톨릭영화제
2020 제16회 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정휘빈

정휘빈

2015 포대기  

STAFF

연출 정휘빈
제작 정휘빈
각본 정휘빈
편집 정휘빈
음악 정예지
출연 원종주, 조선, 김연아, 이영기

PROGRAM NOTE

업무 마감을 앞두고 사용하던 가위가 들지 않아 짜증이 난 민서에게 동생은 잘 드는 가위 하나를 찾아 내민다. 어릴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물건들이 담겨 있던 박스에서 꺼낸 가위. 민서는 할아버지의 물건을 거부하며 기어코 고장 난 가위를 고쳐 쓰려 한다. 동생이 태어나던 때 할아버지 댁에 맡겨졌던 어린 민서에게는 좋았던 기억이 하나도 없다. 매일을 서럽게 울었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응급실을 갔던 기억도 있다. 무섭고 두려웠던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이 싫기만 한데 세월이 묻어 있는 할아버지의 물건을 마주하자 잊고 있던 장면들이 번뜩 떠오른다.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반짝이는 기억,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키웠을 그날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난다.
오래된 기억에는 오류가 많고, 과거를 대변하는 이미지는 각인되어 변화하기 어렵다. 내가 경험했다고 믿는 과거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지만 때론 갑작스럽고 명확하게 떠오르는 순간의 기억이 단번에 오해를 푸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옆에 있을 때는 고마운 줄 모르고, 해야 할 이야기를 미루다가 결국엔 후회하고 마는 우리들이 숱하게 경험해 온 그 마음들이 잘 그려져 있다. 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면 누구나 누군가가 생각날 것이다. 모두가 가지고 있을 소중하고 그리운 이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따뜻한 작품이다.

박사라 / 서울독립영화제2020 기획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