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피엔딩
장편 쇼케이스
이원회 | 2023 | Fiction | Color | DCP | 96min (K)
SYNOPSIS
멀지 않은 미래, 21세기 후반 서울.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던 안드로이드 헬퍼봇인 ‘올리버’와 ‘클레어’가 인간들이 버린 낡은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구형이 되었다는 이유로 인간들에게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던 둘은 우연히 서로를 마주치게 되고, 조금씩 가까워진다. 주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함께 하던 둘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우게 되고 사랑의 감정까지 느끼게 되는데… 사랑의 감정이 깊어질수록 고통 또한 깊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자 둘은 서로를 위한 마지막 선택을 하려고 한다.
DIRECTING INTENTION
영화 속 대사처럼 사랑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우리를 고통과 좌절 속으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우린 그 사랑이 힘겨워 무너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다시 사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주는 힘이 만들어 낸 ‘어쩌면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은 아닐까요?
FESTIVAL & AWARDS
2023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23 제23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이원회
2014 그댄 나의 뱀파이어
STAFF
연출 이원회
제작 김수민
각본 이원회, 황호길
촬영 박치화
편집 문인대
조명 서호영
음악 전세진
미술 조민주
믹싱 김원
D.I 강형규
출연 신주협, 강혜인, 유준상
PROGRAM NOTE
친구 같은 주인 제임스(유준상)를 찾아 제주도로 향하는 헬퍼봇 올리버(신주협)와 멸종된 반딧불을 보기 위해 이 여정에 동참하는 이웃집 헬퍼봇 클레어(강혜인). 두 로봇은 단종된 제품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인간 커플로 위장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랑의 감정까지 학습하게 된다. 한국 영화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SF뮤지컬로맨틱코미디 장르(심지어 중간에 로드무비까지 넘보는)의 영화 <어쩌면 해피엔딩>은 주인에게 버려지고 쓸모를 잃은 로봇들이 결국 사랑을 통해 다시금 존재의 목적을 되찾는 이야기이다. 2016년에 초연된 창작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뮤지컬과 SF장르의 여러 난제들을 시종 영리하게 돌파해 나가는데, 공연에서도 함께했던 두 주연 배우의 노래와 연기는 뮤지컬 영화로서의 완성도를 이끌어내는 한편으로, 미술과 VFX의 도움으로 구현한 근 미래의 풍경은 SF영화의 무드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 속 클레어는 올리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종으로 등장한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상황을 주도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은 클레어이고, 이는 쿠키 영상까지 이어지며 남녀의 사랑에 대한 나름의 결론에 도달한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게 사랑이라는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의 목적은 사랑일 수밖에 없음을, 감정이 배제된 로봇들의 우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들려주고 보여 주는 작품. 엔딩의 여운은 그래서 팬데믹을 거치며 위축되었을 청춘남녀의 사랑에 대한 응원과 격려처럼 다가온다. 생성형 ai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요즘, 특히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이 도전적인 작품에 베테랑 유준상 배우가 힘을 실어 준다.
신아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집행위원